수출 7개월 연속 감소…26년 만에 최장기 무역 적자

옥기원 2023. 5. 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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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급감 여파…중국 등 수출 감소
4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만 33.6조
부산항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우리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무역수지 역시 14개월째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496억2천만 달러(약 66조 5404억원)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0월 -5.8%로 역성장한 뒤 11월 -14.2%, 12월 -9.7%, 올해 1월 -16.4%, 2월 -7.6%, 3월 -13.6%에 이어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갔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 감소 원인에 대해 “글로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반도체 업황 부진과 조업일수 감소(-1일)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월 수출이 598억 달러로 역대 4월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63억 8천만달러(약 8조 5556억원)로 지난해와 비교해 41% 급감했다.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디(D)램과 낸드플래시 등 수요 부진과 재고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이 수출 급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의 수출도 12억3천만 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29.3% 줄었다. 가전기기 수요 침체로 올레드(OLED) 액정 부품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이외에도 유가 하락세 등으로 단가가 떨어진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을 비롯해 철강(-10.7%) 등의 수출 하락 폭이 컸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61억6000만 달러(40.3%)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10개월째 수출 증가세다. 선박(59.2%)과 일반기계(8.1%) 등의 수출도 증가했지만 전체 수출 역성장을 막을 순 없었다.

수출 지역별로 보면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감소세가 수출 역성장의 주요 원인이다. 대중국 수출은 95억2천만 달러(12조766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6.5% 줄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 안팎으로 점점 주는 추세다. 경기 침체 여파로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의 수출도 83억 달러(11조1303억원)로 26.3% 감소했다. 중국에 이어 수출 2위국인 미국 수출액도 전년 같은 기간 수출 호조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91억8천만달러(-4.4%)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유럽연합(EU) 수출이 9.9% 올랐고,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중동의 경우 일반기계 수출이 많아지며 30.7% 늘었다.

지난달 수입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3.3% 줄어든 522억3000만달러 기록했다.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상회하면서 4월 무역수지는 26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고 있다.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17개월 연속으로 무역적자가 난 이후 가장 기간이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 역대 최대인 126억9천만달러를 기록한 뒤 2월 53억달러, 3월 46억3천만달러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올해 4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만 250억6200만달러(약 33조6081억원)를 넘어서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 447억9000만달러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정부는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강력한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수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품목을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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