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워싱턴 선언, 北 핵 위협 해결에 도움 안 돼…대증요법 불과” [특파원+]

박영준 2023. 5. 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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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문가가 한·미 정상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아 발표한 '워싱턴 선언'이 북한의 핵 위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메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지 근본적인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약이 없다면 김정은은 계속해서 핵무기를 확장할 것이고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한국이 더 많은 안심을 추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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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억제보다는 안심시키기 초점”
“韓 핵무기 보유 요구 잠재우려는 시도”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문가가 한·미 정상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아 발표한 ‘워싱턴 선언’이 북한의 핵 위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4월30일(현지시간) ‘워싱턴 선언: 억제(Deterrence), 안심(reassurance), 깡통 차기(can kicking)’라는 제목의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 에릭 고메즈 선임연구원 기고를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동아시아 군비 통제와 핵 안정 문제 등을 담당하는 고메즈 선임연구원은 글에서 “워싱턴 선언에는 ‘안심’(reassurance)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이 선언에 명시된 정책은 억제 조치보다는 안심 조치로 이해하는 것이 훨씬 낫다”면서 “새로운 선언은 애초에 이 선언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북한의 위협)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메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까지 이어진 한반도의 역학관계는 억제는 쉬워도 안심은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도 덧붙였다. 

깡통 차기는 앞에 닥친 문제를 발로 차서 해결을 미룬다는 뜻으로 한·미가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 문제 해결을 뒤로 미뤄두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메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미국으로부터 더 강력한 안심을 얻고자 하는 한국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최근의 한국 핵무기 보유 요구를 잠재우려는 시도”라면서 “아마도 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문제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워싱턴 선언에는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가 언급되어 있다”며 “이러한 전개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자체 미사일 훈련으로 대응하는 북한의 최근 행태를 고려할 때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선언에 따른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겠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에릭 고메즈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
고메즈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지 근본적인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약이 없다면 김정은은 계속해서 핵무기를 확장할 것이고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한국이 더 많은 안심을 추구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확신을 반복하는 것은 미국에 익숙한 일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힘을 잘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고메즈 연구원은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에서 한 발 물러나 군비 통제를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억제해야 한다”면서 “이는 어려운 과정이 되겠지만,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다음 위기가 올 때까지만 깡통을 차 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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