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절연했지만···서동주, 고 서세원 상주로 장례 치러
변호사 겸 방송인 서동주가 절연한 아버지 고(故) 서세원의 상주로 장례를 치르는 중이다.
고 서세원은 지난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한국 장례식은 30일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서동주를 비롯한 세 자녀와 외조카 등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장례는 기독교식으로 진행됐으며, 영정 앞 명패에는 ‘목사 서세원’이라고 적혀있다. 서세원은 지난 2011년 한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딸 서동주는 고 서세원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캄보디아를 두 차례 찾았다. 그는 지난 28일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오늘(28일) 오후 캄보디아 현지에서 아버지를 화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동주는 지난 2020년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아버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억의 다락방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는다. 그걸 여는 순간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이 많아서 제 인생을 삼킬 것 같다. 그냥 행복하게 지내셨으면···”이라고 했다.
같은 해 7월 출간한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에서는 아버지와 절연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정폭력을 일삼았고, 내 명의로 사기 대출 시도, 엄마를 폭행한 직후 이를 쌍방과실로 꾸미기 위해 스스로 몸에 자해를 시도했다. 또 내게 살해 협박을 했다”고 했다. 또 이로인해 트라우마와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이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아빠에 대한 미움이 컸지만 상처도 시간이 지나니 치유가 되더라. 새 가정을 꾸렸으니 현재의 가족들에게 충실한 좋은 아빠가 되길 바란다”며 아버지의 행복을 빌었다.
자신과 엄마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지만, 그럼에도 아버지란 이유로 행복을 빌어줬던 서동주는 상주로 이름을 올리며 장례식장을 지켰다.
고 서세원의 장례식장에는 서세원의 MBC 공채 개그맨 직속 선배인 이용식이 가장 먼저 방문해 조문했다. 또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 엄영수는 빈소를 찾아 “1981년부터 이듬해까지 코너를 함께했다. 서세원과 함께 활동하며 연예계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웠다. 고인은 코미디언의 교과서였다. 코미디언이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서세원이 없었다면 없었을 일”이라고 고인을 회상했다.
영결식은 5월 2일 오전 7시 40분, 발인은 이날 오전 8시다. 영결식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69)가 맡고, 엄영수 회장이 추모사를, 전 시사인 기자 주진우 씨가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장지는 충북 음성 무지개 추모공원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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