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타선으로 작년보다 +1승…불펜 과부하에 수비 불안까지, LG가 변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최고급 타선을 보유한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하며 개막 후 첫 3연패에 빠졌다. 개막 후 조금씩 엿보였던 문제점들이 3연전에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싹쓸이 패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3년 시즌 기록으로 본 LG 트윈스의 팀컬러는 독보적인 강타선을 앞세운 다득점 야구다. 올해 LG 타선은 그냥 1위가 아니라 압도적 1위다. LG의 팀 타율은 0.299로 2위 kt(0.263)보다 무려 3푼 6리가 높다. 2위 kt와 9위 두산(0.244)의 차이는 1푼 9리에 불과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데도 장타율 0.407 역시 1위. 출루율 또한 1위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늦게 터졌던 홈런도 12개로 공동 6위고, 2루타(49개)와 3루타(5개)는 모두 선두. 리그 평균 OPS가 0.700도 안 되는 투고타저 시즌인데 LG는 마치 다른 리그에서 온 팀 같은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OPS 2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명품 타선을 보유하고도 LG는 KIA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3위까지 내려왔다. 1위 롯데와 1.0경기 차이라 3연전 안에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거리지만 최근 경기 내용은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을 싹트게 만든다. 그동안 강점으로 내세웠던 요소들이 반 년 만에 단점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막 후 26경기 시점에서 LG의 불펜 투구 이닝은 109⅓이닝으로 최다 1위였다. 그래도 불펜 평균자책점은 1.73으로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특정 선수에게 기대지 않으면서 등판 수, 이닝 관리도 잘 됐다. 가장 많이 등판한 선수가 13경기에 나온 좌완 스페셜리스트 진해수와 김대유였고, 이정용과 김진성이 각각 12경기로 그 뒤를 이었다.
올해도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불펜 투구이닝이 가장 많다. 112이닝으로 지난해보다 2⅔이닝 더 늘었다. 그런데 결과는 다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1위지만 3.70으로 수치가 나빠졌다.
작년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올해는 등판 경기 수 최상위권이 온통 LG 선수라는 점이다. 함덕주 이정용이 15경기로 공동 1위, 이정용이 14경기로 2위다. 투구 이닝은 유영찬이 15⅓이닝으로 2위, 이정용이 13⅔이닝으로 공동 6위에 올랐다.
30일 경기에서는 주4회 등판한 투수가 두 명이나 나왔다. 이정용과 고우석이 이미 주3회 등판한 가운데 일요일 경기에도 나왔다. 결과는 이정용 1이닝 1실점, 고우석 ⅓이닝 4실점이었다. 고우석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어깨 염증으로 실전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고우석의 4실점으로 점수가 8-12로 벌어진 뒤에는 한동안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진성이 등판했다. 이렇게 특정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기용하면서도 전년 대비 승수는 큰 차이가 없다. 첫 26경기에서 지난해는 14승 12패, 올해는 15승 11패다.
수비도 퇴보했다. KIA와 3연전 동안 실책이 6개나 쏟아졌다. 26경기 32실책으로 최다 1위 불명예 기록을 썼다. 지난해 144경기에서는 89개로 최소 1위였다. 실점(123점)과 자책점(91점)의 차이는 무려 32점이다. 26경기 31실책인 NC는 15점 차이. LG는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60.9%로 최하위인 도루 성공률, 도루 실패 1위(25회, 2위 NC 13회) 주루사 1위(21회, 2위 kt 11회) 견제사 1위(4회, 2위 NC 3회)라는 점은 벤치가 결단만 내리면 해결할 수 있다. 방망이로 만회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팀의 가장 큰 자랑거리였던 두 가지, 불펜과 수비가 무너진 점은 소극적인 대처로 해결할 수 없다. LG는 1일 대체 선발투수 이지강을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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