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아홉 편의 연극과 치유…최여정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신간]

양형모 기자 2023. 5. 1. 13: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극 관람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이럴 때, 연극'으로 우리 삶을 위한 연극 처방전을 제시했던 작가 최여정의 에세이.

글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공연 장면들을 상상하며 장 라신의 '페드르'부터 배삼식 작가의 '3월의 눈'까지, 1600년대부터 공연된 '리어왕'에서 루비 래 슈피겔의 2014년작 '마른 대지'까지,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아홉 편의 연극을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작품마다 흩어져 있던 저자의 인생과 사랑,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면서 어느새 상처의 쓰라림이 후련함으로 변화하는 쾌감을 얻게 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극 관람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이럴 때, 연극’으로 우리 삶을 위한 연극 처방전을 제시했던 작가 최여정의 에세이. 자신의 경험을 담은 사랑 에세이로 독자를 만난다.

연극에 진심인 저자는 사랑에 대해 쓰면서도 연극을 놓지 않는다. 이별로 고통스러웠던 시간 동안 연극에서 찾고 깨달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사랑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던 저자를 치유한 아홉 편의 연극이 독자들에게도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라는 제목은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사양’ 속 문장에서 가져왔다. 사랑을 끝내고 이별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저자에게 사랑은 영원한 맹세이기보다 기다림이고, 이별이고, 외로움이며 또는 기억이었다.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을 때, 저자는 연극과 그 무대에서 답을 찾았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에서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출연한 흑백영화에서 NT Live로 만나는 영국 국립극장의 무대로, 연극과 책과 영화를 넘나들며 여러 모습의 사랑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사유의 과정에서 지적 희열이 느껴진다.

‘사랑에 미쳤던 건 나만이 아니었다’며 안도하고, 아직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어 이야기하다가 문득 의문을 표한다. 희곡과 연극, 작가와 배우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진솔하고 담백한 개인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마치 오랜 친구의 이야기처럼 빠져들게 한다.

저자는 “모든 사랑의 모습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사랑에 아파하고 인생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그래도 괜찮아”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글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공연 장면들을 상상하며 장 라신의 ‘페드르’부터 배삼식 작가의 ‘3월의 눈’까지, 1600년대부터 공연된 ‘리어왕’에서 루비 래 슈피겔의 2014년작 ‘마른 대지’까지,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아홉 편의 연극을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작품마다 흩어져 있던 저자의 인생과 사랑,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면서 어느새 상처의 쓰라림이 후련함으로 변화하는 쾌감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자 최여정은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채 1기로 입사해 공연장으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문화계를 달군 대학로의 ‘연극열전’을 거쳐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에서는 한국 창작 연극을 알리는 일을 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예술경영지원센터 ‘한-불 상호 교류의 해’ 사무국에서 국제 교류 사업을 했고, 현재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문화 현장을 대중에게 알리는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이럴 때, 연극’,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공연홍보마케팅매뉴얼AtoZ’가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