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POINT] '5686명'은 전주성에 무엇을 보러 왔을까

김대식 기자 2023. 5.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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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의 축구를 보러 올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북은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에서 0-1로 패배했다.

최고의 선수단을 꾸려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세는 전북을 응원하지 않더라도 K리그 최고의 팀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K리그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전북은 이제 토요일 황금시간대 경기에 1만 명조차 모으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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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김대식 기자(전주)] 전북 현대의 축구를 보러 올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북은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에서 0-1로 패배했다. 승점을 가져오지 못한 전북은 10위로 추락했다. 

팬들은 자신의 황금 같은 시간과 사비를 투자해 경기장을 방문한다. 모든 팬이 각자의 니즈가 있을 것이다. 팬들이 원하는 건 매우 다양하다. 승리를 원할 수도 있고, 아름다운 축구를 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보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니즈는 결국 하나의 뿌리로 합해진다. 팬들이 원하는 건 자신이 투자한 것 이상의 즐거움이다.

하지만 2023시즌 전북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허병길 단장을 비롯한 구단의 소통 문제, 김상식 감독을 둘러싼 지도력 문제를 떠나서 경기에 재미와 매력이 없다. 팀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K리그는 수준이 높은 리그다. 명확한 방향성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팀은 성공할 수 없는 리그다. K리그를 자신의 앞마당처럼 지배해왔던 전북이 지금까지 천하를 누렸던 건 확실한 방향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고의 선수단을 꾸려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겠다는 자세는 전북을 응원하지 않더라도 K리그 최고의 팀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지난 시즌부터 전북이 내세운 방향성이 흔들린 건 사실이지만 이번 시즌은 그러한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다. 구단 내부적인 문제 등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이유를 가지고 와도, 전북이라는 팀이 이 정도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다.

많은 시민구단들이 제대로 된 후보 명단도 구성하기 어렵다는 K리그의 차가운 현실을 고려할 때, 부상자가 많아 경기력이 저하됐다는 건 냉혹하지만 전북한테는 변명이다. 전북은 울산과 함께 리그 최강 선수단이다. K리그에서 가장 지출이 많은 팀이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진 건 사실이지만 최소한 팀의 색깔조차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능력이 없는 선수들이 아니다.

축구는 11명의 개개인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팀 스포츠'다. 팀이 강해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지금 전북은 팀으로서의 경기력이 조직됐다는 느낌조차 다가오지 않는다. 방향성이 없어 팀이 표류하는 동안 누적되어버린 자신감의 하락은 선수들의 능력까지 갈아먹고 있다.

재미가 없는 경기를 보러 올 정도로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 돈을 내고, 스트레스를 받으러 경기장을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K리그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전북은 이제 토요일 황금시간대 경기에 1만 명조차 모으기 힘들어졌다.

이번 경기에서도 관중 수는 겨우 5685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시즌의 평균 관중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이번 시즌 내내 전주성에서 팬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홈 관중 감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당분간은 전주성에 들리는 소리는 이번 강원전처럼 원정 팬들의 응원소리일 것 같다.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면서 푸른 녹음이 전국에 퍼지고 있지만 전주성은 아직도 차가운 공기만이 가득했다. 재미를 찾아볼 수 없는 경기장에 팬들이 돈을 내고 올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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