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피해자 한 번 더 생각하길"…이제훈의 '모범택시' 운행은 계속된다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시즌제 드라마가 한국 시장에서 자리 잡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시즌제로 기획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미국드라마와 달리, 전작의 성공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한국의 시즌제 드라마는 고려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청자가 좋아한 작품 고유의 매력을 이어가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하고, 전작에 출연한 배우들의 스케줄을 조율해 재출연시키는 데에도 많은 품이 든다. 설령 이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져 후속 시리즈를 만든다 해도, 대중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혹평들이 나오곤 한다.
올해 SBS는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 '소방서 옆 경찰서2' 등 다양한 시즌제 드라마를 선보인다. 그 첫 번째 주자로 나선 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2'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뒀다. 방영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화제성 1위를 휩쓸더니 마지막 회는 시청률 21%(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시즌1 방영 당시의 최고 기록인 15.3%를 가뿐히 넘기고 '마의 시청률'인 20% 고지까지 점령했다. 그 어렵다는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이었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싸인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악의 무리를 응징하는 속 시원한 전개, 무지개 운수 멤버들의 찰떡 팀워크, 다채로운 부캐(부캐릭터) 플레이와 통쾌한 액션 등 '모범택시2'는 무궁무진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런 '모범택시2' 인기의 중심에는 배우 이제훈이 있다. 두 시즌을 관통하며 주인공 김도기를 열연한 이제훈. 이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모범택시'와 김도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히트작이 많은 배우인데도, '이제훈' 하면 국방색 항공점퍼를 걸치고 검정 선글라스를 쓴 채 "5283 운행, 시작합니다"라며 택시 운전대를 잡는 김도기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대중이 이제훈을 김도기로 보는 것과 별개로, 이제훈 스스로도 '모범택시'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크다. 시즌1이 끝났을 때에 시즌2 제작을 염원했던 그는 시즌2가 끝난 지금, '모범택시' 시즌 3 물론이고 그 이후 시즌의 제작까지 꿈꾸고 있다. 그에게 '모범택시'가 어떤 의미이길래, 계속 이 작품이 이어지길 바라는 걸까.
'형보다 나은 아우'로 '모범택시2'를 성공적으로 끝낸 이제훈을 만났다.
▲ 시즌2, 재미는 더하고 메시지는 묵직하게
시즌2 제작에 들어가며, 고민할 게 많았다. 시즌1에서 선보인 '모범택시'만의 포맷과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버릴 건 버리는 취사선택을 해야 했다. 전작보다 재밌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제훈을 비롯해 '모범택시' 팀 모두가 머리를 맞댔다.
"이 드라마의 장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걸 시즌2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보자 했어요. 시즌1은 무겁고 진중하고 어두운 면이 있었는데, 시즌2는 거기서 벗어나서 좀 더 밝고 유쾌하게, 통쾌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했죠. 그래서 시즌1 땐 에피소드 진행을 짧게는 2화, 보통은 4화나 6화 분량으로 끌어가는 측면이 있었는데, 시즌2는 금토 드라마라는 편성에 맞춰 금요일에 답답한 고구마를 줬다면 토요일에 시원한 사이다로 바로 해결하는 포맷으로 에피소드를 써보자는 의견을 나눴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관통하며 무지개 운수를 위협하는 존재, 나중에 보여줬을 때 앞선 에피소드들과 연결이 되는 '사회 악의 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보자는 게 감독, 작가님의 의도였죠. 그래서 최종 빌런 '금사회'가 탄생한 거고요. 이런 고민을 거쳐 '우리 한번 재밌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다 같이 열심히 준비했어요."
'모범택시'를 맨 앞에서 이끄는 주연 배우로서, 시즌2 제작은 부담이기도 하다. 이제훈으로서든 김도기로서든, 전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이제훈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시즌1이 많은 사랑을 받아 시즌2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설렘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였어요. 그렇게 시즌2 시작을 했는데, 대본을 받고 촬영을 준비하면서 고민과 생각이 많아진 게 사실이에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재밌게 해야 하는데 이걸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죠.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할 때에는 '그냥 저지르자' '나도 즐기자' 하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가짐으로 연기했는데, 다행히 보신 분들이 너무 잘 즐겨 주셔서, 개인적으로 안심이 되고 감사해요."
'모범택시'만의 매력 중 하나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이다. 때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아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유명 가수가 연루된 '클럽 버닝썬 사건'을 모티브로 한 '블랙썬 사건'이 대표적이다. 현실에서는 가해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공분이 나오지만, '모범택시' 안에서는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가 악인을 상대로 하는 '참교육'이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모범택시'는 사회의 실제 사건 사고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드라마니까, 시청자분들이 편안하게 보고 같이 분노해 줬으면 좋겠어요. 무지개 운수가 히어로로서 역할을 하는데,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그런 점들이 대리만족을 시켜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나아가, 여전히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을 한 번 더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가해자들을 때려 부순다는 점이 사이다 같은 쾌감을 선사하지만,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나 사적인 복수를 대행한다는 설정 자체는 아무리 드라마라도 폭력 미화나 모방범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제훈은 이런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모범택시' 세계관이라 가능한 부분임을 분명하게 짚었다. 또 '모범택시'가 이런 이야기를 함으로써 사회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희망했다.
"이 드라마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은 '이게 말이 돼?' 할 정도로 개연성이 떨어지고 구멍들이 있어요. 그런데 시청자 분들이 이 세계관을 믿고, '나쁜 놈들을 어떻게 요리할까' 하는 기대감으로 봐주는 것이죠. 그게 드라마로서 '모범택시'를 보는 이유라 생각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런 이야기가 판타지처럼 허무맹랑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 현실에서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계속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내며, 피해자들이 더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해 우리가 같이 노력해야 해요. 뉴스에서 나오는 사건이 나한테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치부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고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이니, 조금 더 주위에 관심을 가지면서 살았으면 해요. '모범택시'를 통해 이런 작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김도기도 굉장히 외롭고 힘든 트라우마가 있는 친구인데, 무지개 운수 식구들을 통해 그걸 극복하고 이겨내 나가거든요. 우리가 함께 손을 붙잡고, 서로 '괜찮다' '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 김도기 기사가 되기 위한 이제훈의 고민들
김도기는 말수가 없고, 무표정한 모습일 때가 많다. 목소리는 낮고 조용조용한데, 감정 기복도 없다. 물론 작전에 투입되어 '부캐'로 활약할 땐 오색빛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김도기 자체는 무미건조한 캐릭터다. 이제훈은 이런 김도기가 시청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처음에는 의문을 품었지만, 이젠 김도기만의 매력에 동화됐다.
"김도기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목소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목소리가 건조한데 무겁고, 말수도 없어요. 무표정일 때가 많고요. 캐릭터를 그렇게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김도기가 무지개운수에 들어와 장대표(김의성 분)님과 함께 해도, 계속 가치관 혼란과 과거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는 어두운 친구라 아무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다크히어로' 같은 모습으로 그려냈는데, 이게 과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문이 있었죠. 그런데 김도기의 액션과 수많은 부캐들이 이 친구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도 분명히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갖게 됐어요. 김도기의 목소리나 표현 같은 것들은 앞으로 다른 곳에선 절대 못해요. 제가 그렇게 하는 순간 '어? 김도기다' 할 테니까요. 저한테 있어서 이건 온전히 김도기만으로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남게 된 거죠."
그렇게 다크한 매력의 김도기는 '부캐'로 변신할 때만큼은 180도 달라진다. 이제훈은 '모범택시' 두 시즌 동안, '왕따오지', '농부도기', '의사도기', '법사도기', '죄수도기', '신혼부부 도기' 등 다양한 부캐로 활약하며, 익살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MBTI로 본다면, 극 I(내향형) 성격인 김도기가 부캐로 활약할 땐 극 E(외향형)로 돌변하는 갭 차이가 당황스럽기도, 재미있기도 했다.
"다채롭게 보여주는 부캐들에 걱정이 많았어요. 김도기와 갭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요. 시즌1 때 그런 김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흥미롭게 보면서 그 세계관을 충분히 동의해 준 시청자분들이 계셨기에, 시즌2에서는 더 용기를 내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감사한 마음이죠. 시즌 1에서 부캐 플레이를 하고 나서, 저라는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졌구나를 느꼈어요. 시즌2는 솔직히 부담감이 더 크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저질러보자', '더 즐기자'는 마음으로 부캐들을 만들어내려 했어요. 그 부캐들을 시청자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애정 어리게 봐주셔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해요. 나중에 또 이 '모범택시'가 이어지고 부캐들이 만들어진다 생각하면, 지금으로선 까마득해요. 제가 가진 것들이 다 소진된 느낌이거든요. 이걸 어떻게 또 만들어내고 채울지 미지수예요. 그래서 배우로서 더 공부하고 쌓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농부도기'로서 보여준 충청도 사투리 연기, '법사도기'로 했던 신들린 연기 등, 이제훈에게 부캐 플레이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모든 부캐들은 기본적인 설정만 주어졌고, 외적인 모습부터 대사나 제스처 등 모든 것은 배우들이 각자 만들어냈다. 이제훈은 다양한 부캐 연기가 가능했던 건, 무지개 운수 배우들의 팀워크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 말한다.
"'모범택시2'를 김도기 혼자서 했다면 불가능했고 재미도 없었을 거예요. 무지개 운수의 장대표님, 고은(표예진 분)이, 최주임(장혁진 분), 박주임(배유람 분)님이 가족처럼 앙상블이 되어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각자의 부캐를 사랑스럽게 표현한 게,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더 응원하게 만든 힘이라고 생각해요. 시즌1에선 제가 단독으로 플레이한 게 많았는데, 시즌2에서는 무지개 운수가 한 팀이 되어 또 다른 스타일로 악당들을 괴롭힌 게 신선하고 재밌게 다가간 거 같아요. 무지개 운수의 배우들 모두가 대단하고 위대하다고 느껴요. '모범택시'가 계속 운행됐으면 하는 바람은, 그분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촬영 자체는 고단하고 피곤함의 연속인데, 무지개 운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는 편하고 힐링되고, 웃고 떠들기에 바빴어요. 편안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죠. 앞으로도 계속 의지해서 가고 싶은 식구들이에요. '모범택시'라는 울타리 안에 우리가 함께 모여, 계속 사건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김도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액션'이다. 특수부대 출신의 김도기는 운전 실력도 뛰어나고, 맨손으로 악당들을 때려잡는 엄청난 내공의 액션 능력자다. 특히 '모범택시2' 마지막 화에서 김도기가 교도소 안에서 수십 명의 죄수들을 혈혈단신 홀로 상대하는 액션 장면은 압권이었다. 영상미가 화려했던 만큼, 이런 액션 연기를 선보인 배우는 많은 준비와 위험이 뒤따랐을 터다.
"'내 액션 연기는 여기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심정과 마음가짐으로 임했어요. 무술 감독님이 준비해 주신 멋진 액션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앞섰죠. 그래도 무술감독님과 연출님께서 보여주고자 하는 그림을, 무리가 돼도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함께 찍는 무술팀이 고생을 진짜 많이 했죠. 무술팀과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전 시키는 대로 하려 해요. 그들이 노력해서 준비해 주는 것들을 잘 수행만 하자는 게 목표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 교도소 액션신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장면이었고, 그걸 찍고 나서 '더 이상은 못 찍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걸 또 해내니까, '나중엔 더한 것도 해낼 수 있겠는데' 하는 자신감도 생기고 그래요. 체력이 받쳐주는 한에 있어서, 액션은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이제훈의 택시 운행은 계속된다
'모범택시2'는 SBS 드라마 간의 세계관을 연결시켰다는 점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마치 마블 영화에서 히어로들이 어벤저스로 이어지듯, '천원짜리 변호사'의 '천변' 남궁민이 그 캐릭터 그대로 '모범택시2'에 등장해 전개에 힘을 보탠 장면은 큰 화제를 모았다. 남궁민의 '모범택시2' 카메오 출연은 이제훈과의 친분으로 성사됐다. 앞서 이제훈이 남궁민의 '스토브리그', '천원짜리 변호사'에 카메오로 출연한 적 있기에, 남궁민도 이제훈의 드라마에 기꺼이 카메오로 출연하며 은혜를 갚은 것이다.
"남궁민 형이 '천원짜리 변호사'를 하면서 저한테 '잠깐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캐릭터인데, 해줄 수 있겠니?'라고 연락을 줬어요. 스케줄만 허락되면 하겠다고 대답하며, '그럼 형도 우리 드라마에 나와달라' 했죠. 그랬더니 '좋아 나갈게' 하더라고요. 바로 국장님, 작가님, 감독님한테 이 소식을 전하고, 어떤 에피소드에 형을 출연시키는 게 좋을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처음에는 블랙썬 에피소드나, 김도기가 가짜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가는 장면에 경찰관 캐릭터로 간단히 출연시키는 게 어떠냐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저는 그보다 '천변' 캐릭터로 등장하는 게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 의견을 냈는데, 그걸 작가님이 수렴해서 글을 써주셨어요. 그렇게 남궁민 형이 등장하는 장면이 완성됐는데, 너무나 죄송하게 대사가 굉장히 길었어요. 아마 형도 대본을 보고 경악했을 거예요. 그때 형이 '천원짜리 변호사' 끝나고 신혼여행을 갔을 때인데, 거기서 대본을 보고 연습했을 생각을 하니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그걸 멋지게 연기해 준 형한테 정말 감사해요. 그 장면을 통해 SBS 세계관이 연동된다는 점이, 저한테도 흥미로운 지점이었어요."
'모범택시2' 마지막 화에는 배우 김소연과 문채원이 카메오로 등장했다. 이들 역시 최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법쩐'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들이다. 김소연은 '모범택시' 1호 기사 역할로 출연해 위기에 빠진 무지개 운수 팀원들을 구했고, 문채원은 군대에 잠입한 김도기를 마주하고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 여군으로 등장해 이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궁금케 했다.
"모범택시 1호 기사로 나온 김소연 선배님은 너무 멋있었어요. 그걸 보며, '그럼 김도기는 몇 호 기사일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됐어요. 김도기가 17호 기사쯤 된다면, 2호부터 16호 기사까지 아직 안 나온 기사들의 에피소드를 만들어도 재밌겠다, 그들끼리의 협업 또는 배신한 사람과 대적하는 전개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모범택시'의 세계관 확장이 상상만으로도 재밌더라고요. 제가 미드를 좋아하는데, 시즌제로 계속 가는 미드처럼, '모범택시'도 그렇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나중에 김도기 기사가 장대표님처럼, 뒤에서 서포트해 주는 역할을 해도 재밌을 거 같고요.(웃음) 문채원 씨가 나온 결말은, 아무래도 작가님이 시즌3을 염두하고 쓰시지 않았나 싶어요. 저도 구체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없어서, 시즌2의 마지막이 어떻게 나중에 이어질지 궁금해요."
'모범택시'의 시즌3 제작은 이미 확정됐다. 다만 이제 막 시즌2 방영이 끝난 시점이라, 시즌3 방향이나 제작 시기 등 구체적인 것들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이제훈을 비롯해 '모범택시' 배우들은 시즌3 출연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른 기수 모범택시 기사들의 랑데부를 홀로 상상하며 웃음 짓는 이제훈이다. 그만큼 그에게 '모범택시'는 정말 소중하고,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작품이다.
"'모범택시'를 하면서, 캐릭터의 보이는 측면이나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매력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게 단발적이고 쉽게 휘발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엔터테이너적 측면에서 저를 더 자유롭고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모범택시'가 더 값지게 느껴져요. 외적인 부분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전에는 절대로 할 수 없었던,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도 불가능할 거 같은 것들을 '모범택시'에서 한다는 게 저한테 소중하게 다가와요. 배우로서 다채롭게 보여주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 시리즈가, 정말 오래도록 남기를 바라요. 저도 너무 행복함을 느끼고,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진다면 더욱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겨요. 시즌3도, 시청자가 원하는 '모범택시'의 방향성을 유지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같이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웃음)"
[사진제공=컴퍼니온, '모범택시2' 스틸컷]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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