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이긴다! 사직이 들썩인다…롯데發 흥행열풍 세계가 주목[SS 포커스]

장강훈 2023. 5. 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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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정규시즌 1위로 올라선 4월30일 사직구장을 가득채운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세계 최대의 노래방이다.”

사직구장이 들썩인다. 4706일 만의 8연승, 3949일 만의 단독 1위를 4월의 마지막날에 해냈다. ‘부산이 이긴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시즌을 개막한지 정확히 30일 만에 이겼다. 롯데의 마지막 8연승을 이끈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은 “3만 관중이 부르는 부산갈매기는 상대팀의 기를 누르는 힘이 있다. 롯데 팬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사직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다. 이런 문화를 가진 도시는 부산뿐”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의 약진은 KBO리그 흥행을 담보한다. 부산발 태풍이 전국을 뒤덮으면 리그가 춤을 춘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가 KBO리그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알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팬에게 우리가 챔피언이 될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우리 팬은 언제나 우리에게 최고의 전력”이라고 강조했다. 2만2990명 만원관중 앞에서 13년 만의 8연승, 11년 만의 단독 1위를 동시에 이뤄냈으니, 롯데 팬은 리그를 지배할 만한 전력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롯데 포수 유강남이 4월30일 사직 키움전 승리로 8연승을 완성한 뒤 래리 서튼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자이언츠


◇롯데 약진, 세계박람회 유치 국내 붐업 주도

올해 성적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연고지인 부산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어서다.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롯데 역시 두 팔 걷어 지원사격 중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글로벌 전시역량뿐만 아니라 풍부한 관광자원, 항구도시 특유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문화까지 갖춘 부산이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라며 전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지난달 2일 입국해 부산에서 실사할 때 계열사 총동원령을 내려 ‘부산 이즈 레디(Busan is Ready)!’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자이언츠 출항식에서 ‘부산은 이긴다’를 슬로건으로 발표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BIE 실사단은 “부산은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모든 것을 갖췄다. 부산시민의 열렬한 환대와 엑스포를 유치하려는 의지에 크게 감명했다. 인프라가 갖춰져있다는 것은 장점인데, 부산이 엑스포 개최 전까지 성공적으로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롯데 팬의 응원 열기는 세계적이다. 과거에는 신문지, 위생봉투 등을 응원도구로 활용하고, 쓰레기를 담아 관중석을 깨끗하게 치우는 선진 문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자이언츠의 약진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서튼 감독 말처럼 롯데가 KBO리그 흥행에 끼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구름관중을 몰고다니고,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롯데 선수단은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자연스러운 노출만큼 효과를 극대화하는 일도 없다. 정부와 재계가 합심해 세계 각지를 돌며 유치전을 펼치는데, 국내에서 관심이 미지근하면 곤란하다. 엑스포 유치 기원 세리머니 등으로 붐업에 동참하면, 자이언츠는 세계박람회 유치의 일등공신 중 하나로 올라설 수 있다. 연고도시에는 한국시리즈 우승만큼 값진 선물인 셈이다.

◇다채로운 부산의 매력 ‘사직노래방’에 울려퍼져

부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산과 바다, 메가시티의 편의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도시라는 평가도 있다. 정부가 지정한 ‘1호 국제관광도시’이기도 하고, 한반도 최초의 공식 무역항이자 세계최대 영화제 중 하나가 열리는 도시다. 세계인의 눈과 귀, 입을 즐겁게 할 요소들을 가득 품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박람회 개최지로 손색없는 도시다. 2025년에는 부산에서 세계도핑방지기구 총회도 열린다. 스포츠인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안전을 담보하는 도시로 격상한다는 의미다.

롯데는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전사적으로 뛰고 있다. 지난해 7월 사직구장에서 열린 박람회 유치기원 행사 때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왼쪽)이 가수이자 배우인 정지훈(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세계박람회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힌다. 1993년 대전, 2012년 여수에서 두 차례 엑스포를 개최했는데, 부산이 유치하려는 등록 엑스포(대규모 종합박람회)보다 규모가 작은 인정 엑스포(중규모 전문박람회)였다. 대전엑스포 때는 세계 108개국과 33개 국제기구, 200여 국내 기업이 참가했다. 부산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리면 세계 12번째, 아시아 네 번째 등록엑스포 개최국이 된다. 정부는 세계 박람회를 유치하면 경제유발효과 61조원, 50만명 이상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약 550만명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박람회 기간이 KBO리그 시즌 일정과 겹쳐 관광프로그램을 잘 개발하면 사직구장의 응원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도 있다.

한편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실사단이 5월까지 작성한 보고서는 6월말 회원국에 회람될 예정이다. 부산을 비롯해 리야드(사우드) 로마(이탈리아)가 각축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도시에는 ‘세계 최대 노래방’을 능가할 만한 상품이 없다. 이것이 KBO리그 1위 롯데의 힘이다.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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