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IS 수괴 알후세인 사살”…존폐 위기 맞은 IS
시리아 북부 잔다리스서 사망한 듯
IS, 지난해만 리더 2명 잃어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펼쳐온 튀르키예 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IS 수괴인 아부 알후세인 알후세이니 알쿠라이시(이하 알후세인)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명의 수괴를 연달아 잃은 IS가 최근 급격히 재편되는 중동 질서와 맞물려 퇴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국영 TRT 방송에 출연해 “튀르키예 정보국 작전으로 알후세인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국은 오랫동안 알후세인을 추적해왔다”며 “우리는 어떠한 차별 없이 테러조직과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IS 수괴 자리에 오른 알후세인은 외부에 얼굴조차 알려지지 않을 만큼 은둔 생활을 이어온 인물이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작전이 튀르키예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북부 잔다리스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잔다리스는 지난 2월 규모 7.8 강진이 강타한 곳으로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통제하고 있다. 잔다리스의 한 주민은 “토요일(4월29일)부터 잔다리스 외곽에서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했다”며 “보안군이 아무도 그 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고 전했다.
IS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알후세인이 실제 사망했다면 IS 수괴가 사살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IS 창립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2019년 미군 특수부대에 제거됐고, 후임 지도자인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와 아부 하산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도 지난해 2월과 10월 각각 미군과 자유시리아군(FSA) 등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외신들은 알후세인까지 사망하면서 IS의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졌다고 평가했다.
IS는 2014년 이라크 내전 혼란을 틈타 이라크 동부와 시리아 북서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똬리를 틀었다. 영국 BBC는 “IS는 한때 8만8000㎡ 영토를 차지하고, 800만 명 이상을 통치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앞세워 IS 통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하지만 2017년 이라크 모술에서 국제연합군에 크게 패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 등 서방은 IS 잔당을 모아 게릴라전을 펼치며 조직 재건을 도모한 알후세인을 주시해왔다. BBC는 “시리아와 이라크에 6000명에서 1만명 정도의 IS 대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대부분 시골에 기반을 두고 뺑소니 공격 등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알후세인 죽음으로 IS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 영국 가디언은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과 이란·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모두 공격을 받아 장악력을 잃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금까지 IS 자양분이었던 중동의 혼란이 점점 정리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마지막 보루였던 시리아의 아랍연맹(AL) 재가입이 사실상 확정되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IS 활동에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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