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장사 282곳 영업익 9.7% 하락 전망… 설비투자 축소로 이어져

장병철 기자 2023. 5. 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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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복합 악재로 기업 실적이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면서 '실적 하락→설비투자 축소'의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220조9924억 원 대비 2.6% 하락한 215조2074억 원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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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프앤가이드 분석
대규모 설비투자 반도체 편중
제조업 투자 6년새 20兆 감소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복합 악재로 기업 실적이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면서 ‘실적 하락→설비투자 축소’의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편중된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해 다른 산업의 설비투자 기반 약화가 드러나지 않는 ‘착시 효과’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능력의 원천인 설비투자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투자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282곳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180조2873억 원) 대비 9.7% 감소한 162조8490억 원으로 분석됐다. 세부적으로는 실적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43조3766억 원에서 올해 10조8459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75.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인 기업 중 HMM(옛 현대상선·9조9516억 원→2조3418억 원), 금호석유(1조1477억 원→5638억 원), SK이노베이션(3조9173억 원→2조1703억 원), 대한항공(2조8306억 원→1조7076억 원) 등도 실적 전망 하락 폭이 컸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악화 흐름이 기업의 설비투자 축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220조9924억 원 대비 2.6% 하락한 215조2074억 원으로 예측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2019년 166조1730억 원, 2020년 166조3804억 원, 2021년 213조64억 원, 2022년 220조9924억 원으로 최근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전망이 현실화하면 설비투자는 4년 만에 증가세가 꺾이게 된다.

대부분의 설비투자가 특정 산업 및 업체에만 집중된 점도 문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반도체 외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 2017년 68조3000억 원에서 지난해 49조3000억 원으로 20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등 국가 전략 산업의 경우 지원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다른 산업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국가 경쟁력 강화와 전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설비투자는 물론 연구·개발(R&D)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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