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유전자 가위로 코로나19 싹둑…증식 99.9% 차단"

RNA 유전자 가위 CRISPR-Cas13 기반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체 표적 전략(KAIST 제공)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리보핵산(RNA)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 등 RNA 바이러스 증식을 강력하게 차단할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전북대 강상민 교수 연구팀과 세계 최초로 RNA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RNA 바이러스 유전체 내 슈도낫 부위를 조준해 바이러스 증식을 강력하게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또 전북대 인수공통감염병 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동물모델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RNA 유전자 가위 기술로 코로나 바이러스 내 유전자 발현 조절 중추 역할을 하는 슈도낫 부위를 조준해 99.9%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슈도낫 부위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가장 취약한 급소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제작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치료제 전달로 감염 세포에 2시간 이내, 감염 동물에 6시간 이내에 RNA 유전자 가위 기술 발현을 유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타겟한 슈도낫 부위는 메르스(MERS), 사스(SARS-CoV) 유전체 내에서도 보존성이 높은 염기서열을 가졌다.

연구진은 전북대 인수공통연구소와 코로나19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변이체 증식 또한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됨을 보여주며 기술의 범용성을 증명했다.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과 유다슬이 연구조교수, 허원도 교수, 김지혜 선임연구원, 유정혜 박사과정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KAIST 제공)

유다슬이 KAIST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조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유전체 중 단백질을 구성하는 유전자가 아닌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조준했다는 점과 그것이 다른 유전자 조준부위보다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율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허원도 교수는 “RNA 유전자가위 연구는 본래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 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팬데믹이라는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기여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mRNA 백신으로 인류가 빠르게 팬데믹을 극복했듯이 mRNA 치료제 개발로 미래에 출현할 바이러스 감염병에 신속한 대응을 하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KAIST 코로나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과 보건복지부 감염병 예방 치료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 온라인 판에 지난 3월21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