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시스템반도체 비전’ 4년...R&D 투자로 초격차 고삐

2023. 5. 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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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연구개발에 133조 쏟아 부을것”
삼성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5.8% ‘질적성장’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두각...작년 29% 점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 있는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클린룸 전경(위쪽). 2019년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1등을 목표로 내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이 발표된 지 지난달 30일로 4주년이 됐다. 세계 최초·첨단 기술력을 선보이며 꾸준한 시스템반도체 ‘질적 성장’을 선보이고 있는 삼성은 ‘반도체 한파’로 인한 사상 최악의 실적에도 전폭적인 연구개발(R&D)에 힘을 실으며 초격차 기술 확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6일 DS 부문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올해는 개발에서 웨이퍼 투입을 증가시켜 미래 제품의 경쟁력에서 더 앞서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D램과 낸드는 월 최대 수량 판매를 달성했지만 가격이 너무 떨어졌다”며 “급격한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다운턴(하강) 대책을 실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격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적자를 피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줄일 수는 있다. 그 폭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남은 7, 8개월 동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중장기적으로 R&D 인력 확대, 웨이퍼 투입 증가 등을 통해 R&D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총 인력을 증원하는 등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계획대로 집행할 방침이다.

앞서 김재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최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공급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선단 제품들의 적기 개발과 품질 강화를 위해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선제적으로 투자를 강화하며 중장기 공급 대응을 위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9년 4월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에 133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4년간의 투자는 실제로 성과로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1위인 TSMC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58.5%이다. 삼성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 포함)는 15.8%를 기록했다. 두 회사 격차는 42.7%포인트이다. 아직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가 ‘깜짝 반전’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삼성의 질적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한다.

최첨단 기술인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칩을 TSMC보다 앞서 선보인 삼성은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3나노 칩을) 안정적인 수율로 양산 중에 있다”며 “또 2세대 공정 역시 1세대 경험을 토대로 양산성 높은 공정으로 차질 없이 개발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2나노 양산, 2027년 1.4나노 양산 역시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중순 발표한 용인 지역 대규모 반도체 투자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에 30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신규 반도체 단지 건설을 발표한 것은 2014년 평택캠퍼스 이후 이번이 9년 만이다. 이곳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해, TSMC를 제칠 교두보를 확보하겠단 설명이다.

4년간 시스템반도체 설계의 기술 성과도 주목된다. 삼성은 시스템LSI사업부를 통해 이미지센서와 AP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은 삼성이 지난해 기준 29%를 차지했다. 아직 이 시장 글로벌 1위인 일본의 소니(점유율 54%)에는 밀리지만, 점유율 확대를 지속 중이다.

삼성은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1억화소 이미지센서를 선보인 이래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초고화소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초고화소 센서 기술을 집약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HP2’를 출시했다. 이 이미지센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시장 개척에 나선 2억화소 이상 초고화소 센서에 신기술을 적용해 화질과 촬영 성능을 최대한 개선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역시 선전이 기대된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스마트폰 차기작인 ‘갤럭시 S24’에 삼성의 AP인 ‘엑시노스2400’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번 엑시노스2400은 4나노 ‘저전력 퍼포먼스’(LPP) 노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관측했다. 대만 TSMC가 주도해온 패키지 기술인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기술이 엑시노스2400 양산에 최초로 도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면서, 성능 향상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모바일 AP는 다른 경쟁업체와 달리 나홀로 성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양적인 지표로 나타나진 않았지만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지속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사를 역전할 발판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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