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대 투신 생중계’ 동행 20대 남성 입건…“자살방조 혐의”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고층 건물에서 10대 여학생이 사회관계서비스(SNS) 라이브를 켠 채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건물. 조태형 기자

지난달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에서 투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망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20대 남성을 입건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숨진 여학생 A양과 극단 선택을 공모한 남성 최모씨(27)를 자살방조와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A양은 지난달 16일 오후 2시30분쯤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19층짜리 건물 옥상에서 투신했는데, 이 과정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사건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양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최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공모하고 사망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경찰은 최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후 최씨가 “함께 극단 선택을 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씨가 A양과 나눈 휴대전화 대화 내용도 확보했다.

자살예방법에 따르면 자살을 유발하는 게시물을 정보통신망에 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청은 이날 “우울증갤러리에 올라온 글 37건을 차단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차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