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영장전담판사들, 오늘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 머리 맞댄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뉴스1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 판사가 사건관계자를 대면심문할 수 있는 내용의 '형사소송규칙'(대법원 규칙) 개정안과 관련 전국 영장전담판사들이 머리를 맞대 실무논의를 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전국 영장전담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한다. 해당 규칙개정안의 찬반의견이 많은 만큼 일선에서 영장을 발부하는 전담판사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등 추가 의견수렴을 한다는 취지다.

행사는 각 주제별 발제를 마친 후 30분씩 토론을 한 뒤 종합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도행 성남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압수·수색영장 관련 실무상 문제점에 대한 경험 공유'를 주제로, 정재우 법원행정처 형사정책심의관이 '전자정보 압수·수색영장 실무 개선 관련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대법원이 올해 2월3일 입법예고한 규칙개정안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의적 법관대면심리'가 골자다. 또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경우 '검색어'와 '검색대상기간' 등을 집행계획에 추가로 써내도록 했다.

검찰 등 수사기관들은 수사의 밀행성이 저해된다며 일제히 도입 반대 의견을 냈다.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아는 사람'에 피의자나 참고인격의 사람들이 포함될 수 있어서다. 수사기관들은 이들이 대면 심리에 참석해 '중요한 압수물'이 무엇인지 듣고 수색이 이뤄지기 전 압수 대상을 없애거나 숨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압수물에 해당하는 '검색어'를 법원에 써내야 한다는 개정안에 대해서도 수사기관들은 강력 반발했다. 특히 검찰은 범죄자들 사이에선 각종 은어로 소통을 하는데 수사 초기에 이를 알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피의자가 검찰의 수사 계획을 눈치챌 수 있다며 검색어 제출을 반대했다. 이를테면 마약사범들은 마약을 '아이스'나 '풀떼기'로 칭하거나 자음·모음을 분리해 기재하는 등 변형해 부르는 경우도 다양하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일부러 엉뚱한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반발에 법원행정처도 3월10일 열린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서 심문대상을 수사기관이나 수사기관이 지정한 제3자로 한정하거나 제출된 검색어를 폭넓게 해석해 영장집행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들의 우려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법원행정처는 오는 6월2일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와 한국형사법학회 두 기관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검찰, 경찰, 변호사 등 관련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에서 나온 판사들의 의견과 공동학술대회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법관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6월1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학술대회 일정 등을 고려해 시행시기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