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뭔가 또 일어날 것 같다' 8연승 만든 '미친 분위기', 이젠 역전극 전문이라 불러주세요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기세가 무섭다. 근 13년 만에 8연승을 달성했고, 단독 선두 자리도 11년이 걸려 다시 올랐다. 팀 분위기는 이미 '패배'라는 단어를 지워버렸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5-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24)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게임 전까지 4월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84, 32이닝 46탈삼진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였다. 전날까지 7연승을 달리던 롯데였지만 절대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선취점은 롯데의 몫이었다. 1회부터 무사 1, 2루를 만들더니 2회에는 볼넷에 1루수 실책까지 겹치며 순식간에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결국 안권수(30)의 희생플라이로 롯데는 한 점을 얻었다. 이어 3회에도 전준우(37)가 안타로 나간 뒤 폭투로 득점권에 이동하자 안치홍(33)이 적시타를 터트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롯데는 4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한현희(30)가 5회 들어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했고, 이어 등판한 좌완 김진욱(21)마저 박찬혁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결국 2-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하지만 안우진을 단 5이닝 만에 강판시켰고, 7회 들어 상대 투수의 보크와 잭 렉스, 전준우의 연속 적시타로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롯데는 과거였다면 무너졌을 장면들이 여럿 있었다. 안우진이 계속 던지는 상황에서 찬스를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고,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6회에는 대주자 장두성이 견제구에 걸려 아웃됐다. 하지만 롯데는 이 모든 걸 딛고 만원 관중 앞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냈다.
요즘 롯데 선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경기력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경기 내용이 어떻든, 상대가 누구든 간에 두려움 없이 싸우고 있는 것이다.
8연승 경기를 살펴보면 지난달 21일 창원 NC전부터 26일 사직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상대에 선제 득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 경기들을 모두 뒤집으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23일 창원 경기에서는 6회까지 노히트에 그쳤고, 8회에도 0-3으로 뒤지고 있었지만 9회에만 5득점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베테랑 전준우 역시 "다 열심히 해주고 있고 계속 이기다 보니 좋은 분위기가 연결되고 있다"면서 "그래서 계속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뒷심의 원동력은 김진욱과 구승민(33), 최준용(22), 김원중(30) 등이 버티는 불펜진에 있다. 연승이 시작된 지난달 21일부터 롯데 구원진은 5구원승과 10홀드, 5세이브를 합작하며 0.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순간에 경기 상황을 바꿀 수도 있는 홈런은 하나도 맞지 않았다. 최근 빠른 투수교체를 단행하는 롯데 입장에서 이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실점을 최소화하고, 역전승을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이제 롯데는 구단 역사상 2번 밖에 없는 9연승에 도전한다. 롯데는 지난 1992년(6월 2일~6월 11일) 9연승, 2008년(7월 27일~9월 2일) 11연승을 달린 바 있다. 5월 롯데는 KIA 타이거즈와 광주 3연전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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