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중국발 공포가 몰려온다”…2분기 위기감 고조

2023. 5. 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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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국내 철강업계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의 여지가 적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2분기 이후 중국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예측에서 벗어난 전망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1분기 경기 성장은 대부분 코로나19 대유행 때 막혔던 민간 소비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주요 산업군인 부동산에서 침체가 계속된다면 철강 수요는 당분간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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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주간, 열연가격 5.7%·철근가격 6.0%↓
건설수요 ‘부진’ 탓…中업계 ‘재고 줄이기’ 돌입
철강·수출업계 2분기 이후도 실적 부진 경고등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 제품.[포스코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1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국내 철강업계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의 여지가 적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건설업이 기상이변과 경기 침체 여파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1일 상하이강롄(Mysteel)과 S&P 글로벌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되는 열연 가격은 1t(톤)당 지난달 27일 기준 521달러, 철근 가격은 477달러로 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주 전인 지난달 14일보다 열연 판매가는 31달러(5.7%), 철근은 30달러(6%) 하락했다.

업계는 현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건설업체의 수요가 위축된 것을 이유로 지목했다. 재고가 쌓이면서 판매가가 계속 하락세를 그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중국 북부지역에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황사 피해가 커졌고, 이로 인해 조업일수를 확보하지 못한 건설업계의 부정적인 시그널이 철강업계까지 확산된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철강업체의 생산량 감축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지앙 웨이 중국철강산업협회(강철공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제19회 철강 산업 발전 전략 회의에서 “1분기 조강 생산량이 1504만t인데 대부분 재고를 쌓아두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1~2개월간 철강업체가 재고를 합리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분기 이후 중국 건설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예측에서 벗어난 전망이다. 중국경제연구소는 앞서 중국철강업계의 자료를 취합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요가 9억8527만t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가운데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억9929만t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앙 웨이 중국강철공업협회 부회장. [중국 강철공업협회 갈무리]

국내 철강업계도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철강업계의 대중국 수출 감소율은 15.8%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예상과 달리 제조업의 회복이 더딘 데다 현지 내수시장에서의 철강 수요도 여전히 부진했기 때문이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1~3월) 중국의 공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감소했다. 앞서 시장 예상치가 -12.0%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하회한 모습이었다. 가장 최근 나온 3월 월별 분석 자료를 놓고 봤을 때도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었다.

이는 국내 철강사의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3819억원과 70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8.9%, 영업이익은 69.6% 감소했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매출액은 8.5% 감소한 6조3891억원, 영업이익은 52.1% 감소한 333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이런 영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지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9.2로 예상치(51.4)와 전월치(51.9)에 모두 미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PMI가 기준선인 50을 밑돌면 경기가 수축 국면임을, 50을 웃돌면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 시사한다.

철강업계는 중국 인프라 투자용 철강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해 하반기가 되어야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1분기 경기 성장은 대부분 코로나19 대유행 때 막혔던 민간 소비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주요 산업군인 부동산에서 침체가 계속된다면 철강 수요는 당분간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중국과 국내 부동산 부문의 회복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철강 수요는 본격적인 회복기로 예상되는 하반기에야 소폭 회복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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