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성 최대 반전은 성기”…경찰 간부 ‘여기자 성희롱 징계’ 불복
“여성들, 섹스치료 해주고 싶다”
자식뻘 기자에 “애인할래요?”
법원 “징계 사유 인정된다” 판단
해당 총경, 1심 불복 항소장 제출
1일 매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김순열)는 전직 총경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만큼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6월 경찰 출입기자인 B씨와 서울경찰청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나는 여성 최대의 반전이 거기(성기)라고 생각한다”며 “여자들은 다른 데는 다 이쁜데 거기가 반전”이라고 말했다.
또 “내 가장 큰 기쁨은 여성을 탐구하는 것”이라거나 섹스 치료 한의사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나도 거기 참가하고 싶다, 나도 여성들을 섹스로 치료해주고 싶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해당 기자에게 매력을 느꼈다면서 자신의 애인이 되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이어 “남자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흑심을 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A씨는 B씨와 악수를 하면서 “손이 왜 이렇게 차갑냐, 혈액순환이 안돼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중앙징계위원회를 거쳐 A씨를 정직 3개월에 처했다.
A씨는 ‘행복한 성생활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을 뿐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사과 메시지를 보낸 점에 주목했다.
실제 A씨는 B씨에게 “부적절한 대화로 흐르게 된 맥락은 기억한다”, “중간에 기자님이 또래 남성과는 얘기도 안되고 사귈 마음도 없다고 하셨고 그 말에 오버하는 얘기를 취해서 떠벌렸던 것 같은데”, “용서를 구하고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는 상호 업무적으로만 연관이 돼 있었을 뿐 서로 편하게 농담을 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당시 A씨는 유부남, B씨는 미혼의 여성이었고 B씨는 당시 당혹스럽고 수치스러웠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피해자가 피해 당일 직장 동료들에게 A씨에 대한 불쾌함을 표현했고 검찰은 신체적 성희롱 부분에 관한 A씨의 행위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지만 이는 강제추행이라는 형사상 책임에 대한 검사의 판단일 뿐 징계 사유가 되는 행위를 반드시 형사상 범죄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상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아도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B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4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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