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美 '그린' 사업 영역 확대...배터리에서 수소·원전·청정 에너지로

최호 2023. 5. 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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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투자신고식 및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을 위해 미 상공회의소로 입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미정상회담 기간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 투자신고식, 첨단산업 포럼 등 주요 경제협력 행사에 참석해 한미 간 경제외교를 적극 지원했다.

1일 SK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는 SK가 글로벌 투자·협력을 통해 끌어낸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 건이 2건 포함됐다. 같은 날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선 SK그룹 계열사의 신규 업무협약(MOU)이 3건 체결됐다.

이번 투자·MOU는 수소, 플라스틱 재활용, 소형모듈원자로(SMR), 블루암모니아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 집중됐다. SK는 배터리 중심 그린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최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수소·원전·청정 에너지 등으로 확장된 결과다.

SK와 오랜 기간 협력 해 온 플러그파워의 국내 투자를 결정했다. 플러그파워는 수소의 생산저장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삼은 수소 연료전지·전해조 설비 기술 선도 기업이다.

SK와 SK E&S가 2021년 플러그파워에 16억달러(1조8000억원)를 투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SK E&S는 플러그파워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소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SK E&S와 플러그파워의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가 국내 수소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입한다. 합작법인 지분율에 따라 SK E&S가 5100억 원, 플러그파워가 4900억 원을 각각 부담한다. SK플러그 하이버스는 수소기술 연구개발(R&D) 센터·수소 핵심설비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를 만들고 수소 연료전지와 전해조 설비의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는 한편, 국내 액화수소충전소 구축·운영에도 투자한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CT)의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설 투자 역시 SK와의 사업협력의 결과물이다.

PCT는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했다. SK지오센트릭이 작년 3월 PCT에 5500만달러(68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양사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울산에 공동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싱크탱크 간담회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한미 경제협력 확대, 공급망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합작법인은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공장의 연내 착공을 목표로 협업 중이며, 2025년까지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인 울산ARC를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신고는 SK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과 긴밀하게 협업해온 것이 결실을 맺어 국내 투자 유치 및 한미 경제외교까지 기여한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이 경영 화두로 제시한 '글로벌 스토리'의 좋은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30여 명의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첨단기술동맹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기술이 곧 안보인 시대에는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성이 중요하다”며 미시간주에서 추진 중인 차세대 전력반도체용 웨이퍼 공장 건설 투자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테라파워와 함께 2030년까지 SMR(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례도 언급하며, “양국 기업이 기술협력을 통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며 경제안보 파트너십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방미 기간에 맞춰 SK, SK이노베이션, SK E&S, SK머티리얼즈 등 그룹 계열사도 신규 MOU를 체결하며 새로운 글로벌 협력의 물꼬를 마련했다.

SK, SK이노베이션은 한국수력원자력,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4개사는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 '나트륨'의 실증과 상용 원자로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SK E&S는 GE, 플러그파워, HD한국조선해양 등 한미 주요 기업들과 '블루수소 생산·유통·활용을 위한 전주기 사업 투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세계 최대 블루수소 생태계 조성 사업에 나선다.

SK E&S와 수소터빈, 연료전지·수소충전소, 선박 등 각 분야 한미 대표 기업이 연 25만톤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보령 블루수소 사업'에 긴밀히 협력한다.

SK E&S는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수소를 생산해 발전·모빌리티용으로 전국에 공급한다. GE는 고효율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국내 발전소에 적용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대용량 액화 이산화탄소 운송 선박을 세계 최초로 개발, 건조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블루수소 생태계 구축에 6조7000억원의 대규모 직접투자가 이뤄진다. SK는 10만5000명의 일자리와 59조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창출할 것으로 추산했다.

SK 머티리얼즈는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과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및 블루암모니아 등 청정 에너지 분야 사업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최 회장은 워싱턴 DC 방문을 계기로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와 만나 한미 경제협력 확대, 공급망 전망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경쟁,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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