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선서 ‘親미국’ 집권당 압승…‘親중국’ 후보는 야권분열에 패배 쓴맛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파라과이 대선에서 친(親) 미국·대만을 주장해온 우파 성향의 산티아고 페냐 집권당 후보가 승리했다. 친 중국 성향의 야권 후보는 당초 승리할 것이란 기대에도 막판 야권 분열에 자멸했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파라과이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 소속 페냐 후보는 개표율 92.24% 기준 43.07%의 득표율로, 27.49%를 득표하는데 그친 중도좌파 성향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를 크게 따돌리며 승리를 거머줬다.
페냐 당선인은 이날 오후 7시 35분께 아순시온 당사에서 한 당선 수락 연설에서 "콜로라도당의 위대한 승리"라며 "여러분과 함께 조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거는 전자투표 종료 시각(오후 4시) 이후에도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수십m의 대기하는 등 투표가 지연된 상황 속에 투표가 마무리됐다.
페냐 당선인은 개표가 사직된 이후 초반부터 앞서 나갔다.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이며 여유롭게 선두를 유지한 페냐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세 초·중반 여론조사에서 친중 좌파 성향의 야당 후보인 알레그레가 1위를 차지하며 지지자들로부터 '정권교체를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알레그레 후보는 그러나 유세 막판 야권 대분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유력 야당들의 단일화 후보로 나선 알레그레는 자신의 부패 척결 의지를 밝히기 위해 수시로 여당을 마피아에 비유하며 독설을 서슴지 않았는데, 해당 발언들이 일부 야당 조직원과 중도파엔 되레 독으로 작용하며 표심 결집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전은 양대 후보간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파라과요 '파요' 쿠바스(국가십자군) 후보가 엄청난 뒷심을 발휘했고, 개표 결과 20%대의 득표율로 3위에 올랐다. 알레그레와 쿠바스 득표율을 단순 합산하면 49∼5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그레의 득표율은 2018년 대선 출마 당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51) 현 대통령을 상대로 얻었던 득표율(43.04%)에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페냐의 당선으로 수십년간 파라과이 정계를 주름잡으며 '영원한 여당'으로 자리 잡은 콜로라도당은 그 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콜로라도당은 1947년 이후 딱 4년(2008∼2012년)을 제외하고 71년간 대권을 지켜 왔다. 중간에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은 중도 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71) 전 대통령이었는데, 그조차 당시 기득권층 주도로 중도에 탄핵당하며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경제통'으로 평가받는 페냐 당선인은 경제 부양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정을 운영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기업 친화 분위기 조성 등 그간의 여당 정책에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및 대만과의 연대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13개 수교국 중 한 곳이다.
이에 따라 페냐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나라는 대만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페냐는 친중국 성향을 드러낸 알레그레 후보에 맞서 대만과의 현 우호 관계를 증진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워싱턴(미국), 예루살렘(이스라엘), 대만이라는 지정학적 관계를 계속 안고 갈 것"이라며 "이 삼각형은 파라과이 발전을 위한 구도"라고 역설했다.
또 멕시코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남미에 일렁이는 거센 좌파 물결('핑크 타이드') 속에 몇 안 남은 우파 정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남미로만 한정하면 주요 13개국 중 에콰도르와 우루과이를 포함해 3개국이 우파로 분류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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