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쓰더니 이젠 '1인 가구 필수품'…삼성도 뛰어들었다 [강경주의 IT카페]
코로나19 이후 '방방냉방' 트렌드 확산
1인 가구 늘고 성능 개선되면서 시장 확대
가격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 높아 인기
중소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때이른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높아진 데다 코로나19 이후 '방방냉방(방마다 냉방을 따로 하는 방식)'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가정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中企 vs 대기업 제대로 붙었다
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창문형 에어컨 1위 파세코는 최근 1분 만에 설치가 가능한 5세대 창문형 에어컨 '프리미엄2'와 작은 창에도 설치할 수 있는 '프리미엄 미니' 2종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공구 없이 맨 손으로 고정할 수 있는 '이지락 시스템'과 창틀의 재질, 두께에 상관없이 간단하게 설치 가능한 '이지핏 시스템'을 적용해 1인 가구에서 인기가 많다. 설치 편의성 외에도 초절전 냉방 기술도 적용해 하루 7.8시간 가동시 일평균 약 800원에 이용이 가능하다.
귀뚜라미는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저소음 듀얼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해 냉방 효율은 높이고 운전 소음은 대폭 줄였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냉방비 절감 효과가 탁월하며 취침모드 가동 시 도서관보다 낮은 33데시벨 수준을 구현한다. 신일전자, 쿠쿠홈시스, 캐리어에어컨, 위니아 등 많은 중소기업들 역시 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창문형 에어컨은 수익성이 낮아 중소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1인 가구가 늘고 방방냉방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제품을 창 밖에 설치해 돌출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로 '창문형' 대신 '창호(새시)형' 에어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표 제품은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34데시벨의 저소음 냉방, 강풍모드보다 24% 온도를 낮춰 주는 '아이스쿨파워' 기능을 탑재했다. LG전자는 2012년 창문형 에어컨의 국내 출시를 중단했다가 지난해 10년 만에 '휘센 오브제컬렉션'을 선보였다. 1인 가구가 늘고 창문형 에어컨의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신제품을 공개했다. 소비 전력을 74% 감소시켜 주는 무풍 냉방 기능이 특징이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4가지 색상과 교체 가능한 패널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인 이후 매년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 3년 만에 10배 커져
창문형 에어컨은 과거엔 여관이나 모텔에 설치되는 제품이란 인식이 강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일반 에어컨에 비해 냉방 효율과 성능이 제한적이고 소음이 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늘고 성능이 개선되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2006년 이후 지어진 공동주택은 건물 외부에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어 일체형 에어컨이 대안으로 떠오른 점도 창문형 에어컨이 주목 받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각자 방에서 냉방을 원하는 트렌드가 확산된 점도 수요 증가를 부추겼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4만여대 규모였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50만대를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때이른 폭염도 시장 확대에 불을 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은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온도가 높았다. 가격 경쟁력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창문형 에어컨 가격은 일반 에어컨 절반 수준인 100만원 미만인 데더 높은 에너지 소비효율로 전기요금 부담도 낮다.
업계 관계자는 "전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기 위해 높은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콤팩트한 사이즈와 합리적인 비용을 앞세워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며 "소음 저감 기술이 더 좋아진다면 일반 에어컨을 대체하는 수준으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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