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믿을 수 없다”…실적 반전에도 흔들리는 메타
최근 타운홀 미팅서 리더십 비판 쏟아져
팬데믹 중 고용, VR사업 실패 책임론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최근 비용감축을 위해 두차례에 걸친 대량 정리해고를 감행한 메타(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 내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입수한 메타 내부 회의 기록을 인용해 “경기침체와 대량해고, 성과를 거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메타버스 투자로 인해 저커버그가 비전과 신뢰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최근 메타는 지난 1분기 매출이 286억 달러로 4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95억~3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실적과 달리 저커버그의 비용 절감과 대량 정리해고로 임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는 게 메타 내부자들의 전언이다. 메타는 지난해 11월에 1만1000명을 정리해고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만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저커버그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비용 절감을 예고한 바 있다.
WP는 수십명의 전현직 메타 임직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커버그의 이같은 움직임이 회사를 전례없는 의욕 저하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그가 그동안 직원들에게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항상 올바른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는 믿음을 줬던 것과는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메타 먼로파크 본사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타운홀 회의에서 최근 해고된 직원들이 저커버그에게 그의 리더십을 신뢰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완전히 공정한 질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 직전인 지난해 10월에 실시된 내부 직원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31% 만이 리더가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해 5월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인터뷰에 응한 한 직원은 “메타의 특별한 점은 신뢰였다”면서 “그 신뢰가 산산조각 났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저커버그를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그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문제를 해결하라(메타의 슬로건)’에서 ‘느리게, 문제를 해결하라’로 바뀐 것 같다”고 비난했다. WP는 핵심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틱톡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고 기술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 메타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고 경영진 내에서도 저커버그가 최근 회사의 악화된 경영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메타는 팬데믹 기간 동안 4만1000명의 신규 인력을 고용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홈쇼핑의 소셜미디어 버전인 ‘라이브 쇼핑(Live Shopping)’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직원을 대규모로 고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앤드류 보스워스는 이번 달 회사 회의에서 저커버그가 고위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채용을 강행했다고 폭로했다.
야심차게 추진한 가상현실 전략도 실패로 판명됐다. 저커버그는 지난 2021년 가상 현실(VR) 사업을 강화하면서 회사 이름을 메타로 변경했다. 그러나 2014년 인수한 오큘러스는 시장에서 외면당했고 2018년엔 화상 통화 장치인 ‘포털(Portal)’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이를 폐기해야 했다.
회사 내 가상현실 담당 부서인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137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102억 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WP는 “공동 CEO로 여겨졌던 셰릴 샌드버그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해 회사를 떠난 이후 메타의 의결권 지분 61%를 가진 저커버그는 견제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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