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소 기가팩토리 건설에 1兆’… 최태원 회장, 그린파트너십 확장
퓨어사이클, 울산에 재활용 플라스틱 공장 건설... 울산ARC 조성
테라파워와 4세대 SMR 실증... 보령 블루수소 사업 고도화
SK가 미국 수소에너지 전문기업 플러그파워와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수소기술 R&D 센터와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설비 등을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한다. 플러그파워는 미국 내 수소 지게차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고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1일 SK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 신고식에서는 SK와 협력 중인 미국 기업의 국내 투자들이 발표됐다. 또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는 SK그룹 계열사의 신규 MOU가 3건 포함됐다. 특히 이번 투자 및 MOU는 수소, 플라스틱 재활용, 소형모듈원자로(SMR), 블루암모니아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 집중됐다.
그간 SK가 조지아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등 역점을 둔 바 있는 그린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수소·원전·청정 에너지 등으로 확장된 것이다.
◇ 국내에 기가팩토리 건설... 재활용 플라스틱 공장 건설
SK E&S는 플러그파워가 합작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SK Plug Hyverse)’를 통해 국내 수소산업에 총 1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합작법인 지분율에 따라 SK E&S가 5100억 원, 플러그파워가 4900억 원을 각각 부담한다.
SK플러그 하이버스는 국내에 수소기술 R&D 센터 및 수소 핵심설비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를 만들고 수소 연료전지와 전해조 설비의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는 한편, 국내 액화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전해조 설비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를 말한다.
플러그파워는 수소의 생산∙저장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수소 연료전지 및 전해조 설비 기술력에 있어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기업이다. SK㈜와 SK E&S는 2021년 플러그파워에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 이하 PCT)는 SK와 함께,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공장을 연내 착공하기로 했다. 또 2025년까지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인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PCT는 폐플라스틱에서 오염물질, 냄새, 색을 제거한 초고순도 재생 폴리프로필렌(Ultra Pure Recycled PP)을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SK지오센트릭이 작년 3월 PCT에 5500만 달러(약 680억 원)를 투자하여 지분을 확보했으며, 작년 10월에는 양사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울산에 공동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신고는 SK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과 긴밀하게 협업해온 것이 결실을 맺어 국내 투자 유치 및 한미 경제외교까지 기여한 것”이라며, “이는 최태원 회장이 경영 화두로 제시한 ‘글로벌 스토리’의 좋은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SK 美 테라파워와 ‘4세대 SMR’ 실증·원자로 개발 협력
최태원 회장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 30여 명의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첨단기술동맹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미시간주에서 추진 중인 차세대 전력반도체용 웨이퍼 공장 건설 투자을 비롯해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2030년까지 SMR(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 사례를 소개했다.
그 결과, SK㈜, SK이노베이션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와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4개사는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기반 4세대 SMR ‘나트륨(Natrium)’의 실증과 상용 원자로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작년 8월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000억 원)를 공동 투자한 데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테라파워가 추진 중인 SMR 사업 및 글로벌 탄소감축 사업 개발 기회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SK E&S는 GE, 플러그파워, HD한국조선해양 등 한미 주요 기업들과 ‘블루수소 생산·유통·활용을 위한 전주기 사업 투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SK E&S와 수소터빈, 연료전지 및 수소충전소, 선박 등 각 분야 한미 대표 기업이 연 25만톤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보령 블루수소 사업’에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SK머티리얼즈는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과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 및 블루암모니아 등 청정 에너지 분야 사업협력을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이번 워싱턴 DC 방문을 계기로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 경제협력 확대, 공급망 전망 등에 대해 논의했다”라며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정학적 경쟁, 기후변화 및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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