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에 보내는 러브레터… 그 옛날 분위기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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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양조위 영화가 언제 개봉했지?" "서극 영화도 나오네."
홍콩 영화가 한국 대중문화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밀레니엄 이후 홍콩 영화는 조금씩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11일 개봉·사진)는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등 7인의 감독이 홍콩 영화에 보내는 애수 어린 러브레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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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양조위 영화가 언제 개봉했지?” “서극 영화도 나오네.”
홍콩 영화가 한국 대중문화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장국영이 TV 광고에 출연하고, 명절엔 성룡과 이연걸의 액션 영화를 보며, 주성치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희극지왕’이라 불렸던 시절. 쿵푸가 액션의 기준점이 되고, 왕가위 영화가 지닌 감각적인 촬영과 편집이 각광받던 시절 말이다. 그런데 밀레니엄 이후 홍콩 영화는 조금씩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최근 연달아 국내 관객을 만나는 홍콩 영화는 과거 영광에 대한 향수와 현재 홍콩이 지닌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칠중주: 홍콩 이야기’(11일 개봉·사진)는 홍금보, 허안화, 담가명, 원화평, 두기봉, 임영동, 서극 등 7인의 감독이 홍콩 영화에 보내는 애수 어린 러브레터다. 1960년대부터 미래까지 시대순으로 배치된 각 단편은 홍콩이란 도시에 대한 애정으로 엮여 있다. 작품 중 하나인 ‘노다지’를 연출하고 총괄 프로듀서까지 맡은 두기봉 감독은 “시대를 대표하는 홍콩 감독들의 단결력을 보여주면서 젊은 영화인들에게 격려를 건네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무술감독으로 이름 높은 홍금보와 원화평은 장기인 쿵푸를 꺼내 들었다. ‘쿵푸허슬’의 집주인 아저씨로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원화는 원화평이 연출한 ‘귀향’에서 손녀를 괴롭히던 동네 청년들을 쿵푸로 혼쭐낸다. 요즘의 현란한 액션이 아닌, ‘취권’ ‘황비홍’ 식의 경쾌한 합을 강조한 액션이다.
과거 영국도 중국도 아니었던 홍콩의 분열적 정체성은 이주와 귀환이란 형태로 조명된다. 담가명 감독의 ‘밤은 부드러워라’에서 이제 막 성인으로 진입한 듯 보이는 소년과 소녀는 이별을 앞두고 있다. 소녀가 영국으로 떠나기 때문. 임영동 감독의 ‘길을 잃다’는 과거 홍콩을 떠났던 남자(임달화)가 홍콩으로 다시 돌아오며 겪는 감정적 순간을 영화화했다. 영국에 속해있던 과거의 홍콩과 2010년대 번화한 홍콩의 풍경이 교차된다. 다만 중국에 경도된 듯한 이야기들은 묘한 기시감을 준다. 홍콩 영화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점차 쇠락해갔다. 그런데 영화는 오히려 본토인 중국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밀레니엄 이전 홍콩 영화가 국내에서 각광받은 이유는 중국에 귀속되기 전, 홍콩이 지녔던 불안한 심리에 우리가 공감했기 때문. 그런 점에서 노장 7인의 러브레터는 번지수가 잘못된 느낌을 준다. 2020년 제73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 개봉이 다소 늦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양조위 주연의 ‘무명’(연출 청얼) 역시 매끈한 만듦새는 별론으로 하고, 중국 공산당을 찬양하는 프로파간다적 성격이 강하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전 세계 박스오피스 10위에 오를 정도로 중국에서 크게 흥행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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