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방미 결산] 12년 만의 국빈 방문…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확대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12년 만에 이뤄진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었습니다.
양국 정상은 동맹 70년의 역사를 되돌아봤고, 윤대통령은 국빈에 걸맞는 예우를 받았습니다.
현지 동행 취재를 한 방준혁 기자가 5박7일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공원에 나란히 걸어 들어오는 양국 정상 부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는 한미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이곳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본격 시작했습니다.
함께 참전용사의 넋을 기린 두 정상은 다음날 공식환영식에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한미동맹은 미래로 나아가는 동맹이고 행동하는 동맹입니다. 저는 동맹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동맹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한미는 우리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의 토대 위에 세워진 끊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자유 수호를 위해 함께 싸운 미군과 한국군 장병의 피로 거룩하게 된 관계입니다."
두 정상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회담 결과를 공동 발표하며 안보는 물론 경제, 사이버, 우주 등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다짐했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준비에 참여한 국빈만찬은 음식부터 장식까지 양국의 조화를 주제로 성대하게 마련됐습니다.
백악관측은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악을 미리 물어 '아메리칸 파이'의 가수 돈 맥클린 친필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했고, 윤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이 곡을 열창해 환호를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미 의회 연설에 나섰습니다.
연설 도중 참전용사 고 윌리엄 웨버 대령의 손녀를 호명해 감사의 마음을 표했고, 장내에는 박수갈채가 오래도록 이어졌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오늘 이 자리에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씨를 모셨습니다. 어디 계신지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동행한 재계인사가 참여하는 첨단산업 포럼과 비즈니스 라운드 등 경제 일정을 소화하며 산업 분야에서의 공조를 약속했고,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등 문화·콘텐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국빈 방문이 한미 동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확장된 동맹의 틀 안에서 얼마큼 실익을 가져올 수 있을지 후속 조치 추진에 관심이 쏠립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방미결산②] 핵협의체 신설·전략자산 전개 확대…실효성 제고는 과제
[앵커]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 적지 않은 결과물도 도출했습니다.
주요 성과로는 핵 협의체 신설, 미 전략자산 전개 횟수 확대같은 확장억제력 강화와 미국 측의 확고한 대북억제 보장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앞으로 실행 과정에서 우리 측 의사가 얼마나 반영되게 하느냐는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이어서 한상용 기자입니다.
[기자]
동맹 70주년과 맞물려 이뤄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로는 동맹 관계 업그레이드와 함께 '워싱턴 선언'이 꼽힙니다.
맞춤형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합의 사안을 처음으로 명시화한 겁니다.
특히, 북핵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햅협의그룹, NCG를 신설해 미국의 핵무기 운용에 한국측 참여를 문서화해 제도적으로 보장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지난 26일)> "북한의 핵 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에 발 맞춰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북한이 핵으로 미국과 동맹국에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결국 정권 종말을 가져올 것입니다."
또한 전략핵 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수함, SSBN의 한반도 전개도 더 자주 하기로 했습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과 불안감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핵 협의와 미 전략자산 전개 과정에서 우리측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 백악관이 '사실상 핵공유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핵 협의체 운영 방식을 두고 한미간 온도차가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한미 동맹을 경제안보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정보 공유와 협력 강화에 뜻을 모은 점도 성과로 거론됩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공급망 협력, 한미일 3각 공조,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등 글로벌 역할 확대에도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와 관련한 발언 수위가 이전보다 세졌다는 평가 속에 러시아, 중국의 반발이 있을지 그리고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지는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양국간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신설해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퀀텀 등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 강화도 결실로 꼽힙니다.
연합뉴스TV 한상용입니다.
▲[방미결산③] 첨단산업 협력 강화…반도체·전기차 '빈손' 평가도
[앵커]
경제 부문 성과를 보면 우선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완성차 업계가 기대했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 규제에 대한 해법은 원론적인 협의에 그쳤다는 평가입니다.
박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미국 국빈 순방을 계기로 총 59억 달러 규모의 미국 기업 투자가 확정됐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가 밝힌 4년간 25억 달러 투자와 미국 코닝사의 5년간 15억 달러, 그리고 6개 미국 기업의 추가 투자액 19억 달러를 합한 금액입니다.
특히 우리 기업이 미국 국가반도체기술센터 연구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열렸고, 소형모듈원자로, SMR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인 성과입니다.
<최상목 / 대통령실 경제수석> "양국 강점을 바탕으로 반도체, 2차 전지,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정부와 정부간 또는 민간간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완성차 업계가 기대한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의 규제에 대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반도체법과 IRA에 대해 한국 부담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특정 규제나 조항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습니다.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이번 국빈 방문에서 반도체 분야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눈에 띄지 않지만 그런 내용이 논의됐고, 앞으로 실무진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협상할 수 있지 않을까."
양국 정상의 합의한 만큼 향후 실무진의 반도체법과 IRA 논의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방미결산④] 윤대통령 귀국…방미 후속책 마련 주력
[앵커]
5박 7일 간의 국빈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윤 대통령은 당분간 후속 대책 추진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방미 성과를 국민에 알리는데 힘쓸 것으로 보이는데요.
귀국과 동시에 정부·여당의 반대 속에서 통과된 간호법 제정안 등 산적한 국내 현안도 마주하게 됐습니다.
방현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란히 공군 1호기에서 내립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공항에 마중을 나와 윤 대통령의 귀국을 환영했습니다.
별도 기내 간담회는 하지 않았고 기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많이 고생스러웠죠. 일정이 너무 많아가지고…"
국내 업무로 복귀한 윤 대통령은 당분간 방미 성과를 알리고 관련 후속 대책을 챙기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우선 오는 화요일 국무회의를 통해 이번 방미 총평을 밝힙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방미 성과를 이어 나갈 부처별 과제를 보고 받고 분야별 후속 대응 추진을 주문할 예정입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이 조율 중인 만큼, 이번 방미 성과를 한미일 3각 공조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 대통령(현지시간 27일 미 의회 연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합니다."
국내 현안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이번 방미 기간 여당의 반대 속에서 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간호법 제정안을 놓고 거부권을 행사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추가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 건의를 공식화한 상태입니다.
전세사기 대책도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으로 꼽힙니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각종 개혁과제 수행을 위한 국정 동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방현덕입니다.
▲[방미결산⑤] 방미 결과 놓고 여 "동맹의 역사적 전환점"…야 "사기 외교"
[앵커]
윤 대통령의 방미 결과를 놓고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당은 방미 성과를 띄우는 데 주력한 반면, 야당은 실리를 내준 외교라며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방미 최대 성과로 꼽는 건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입니다.
미국이 개별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문건으로 약속한 첫 사례라는 겁니다.
정부는 '사실상 핵공유'라고 설명했는데,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연일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당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뒷받침하며 워싱턴 선언을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강민국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당장 북한의 김여정이 나서 온갖 막말을 쏟아내며 워싱턴 선언을 폄훼하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북한에 큰 압박의 수단이 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빈손 외교를 넘어 사기 외교'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또 1대 1로 맺은 워싱턴 선언이 다자 약정인 '나토식 핵공유'보다 실효성이 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도 과대포장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실제 핵을 소유한 미국이 아니라는데 대한민국이 미국의 핵을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누가 그 말을 믿겠습니까? 소가 웃을 일입니다."
야당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각계 평가가 나오는 대로 종합 평가를 내놓겠다고 예고해, 방미 결과를 둔 여야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이다현입니다. (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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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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