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신실 등판에 뜨거워진 KLPGA 신인왕 경쟁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스타 '화수분'으로 불린다.
뛰어난 선수가 해외 무대로 옮기거나 침체에 빠져도 금세 또 다른 스타 선수가 나타난다.
기량이 압도적인 선수라도 다음 시즌이면 새로롭게 등장하는 경쟁자와 힘겨운 승부를 벌어야 하는 곳이 KLPGA투어 무대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들어 3개 대회 연속 톱10위 입상으로 신인왕 레이스 선두를 달리는 '작년 시드전 1위' 김민별(19)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던 전 아시아 아마추어 랭킹 1위 황유민(20)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황유민은 신인왕 포인트 2위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끝난 크리스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에서는 또 한명의 눈에 띄는 신인이 등장했다.
나흘 내내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공동 4위에 오른 방신실(18)이다.
오는 9월에 만 19살이 되는 신예 방신실은 이 대회가 KLPGA투어 데뷔전이었다.
작년 KLPGA투어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쳤던 탓에 그동안 출전 순번이 돌아오지 않았던 방신실은 출전 선수가 132명으로 늘어난 덕분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남다른 장타력과 데뷔전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대담한 공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투어 통산 6승에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따낸 이다연과 맞대결을 펼친 최종 라운드에서도 방신실의 경기력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11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놓고 가볍게 버디를 잡아낸 장면과 13번 홀(파4)에서 320야드를 날린 드라이버 샷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골프 팬들은 방실신의 등장에 환호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김세영, 박성현, 김아림과 그리고 작년부터 필드에 나서지 못하는 윤이나 등 시원한 장타를 앞세운 대형 스타에 목말랐던 팬들은 방신실을 보려고 대회장에 몰려왔다.
173㎝의 큰 키와 당당한 체격의 방신실이 샷을 날릴 때마다 탄성과 함성이 대회장에 울렸다.
골프 팬들에게는 사실상 첫선을 보인 방신실이지만 골프 전문가한테는 방신실은 이미 잘 알려진 우량주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인일보 전국꿈나무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방신실은 2018년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 2019년 블루원배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으로 알려졌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국가대표에 뽑혀 2022년에는 국가대표 주장까지 맡았다.
2022년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대회에 출전해 8위에 올랐던 방신실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더는 프로 전향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방신실은 아쉽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의 꿈을 접고 지난해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방신실은 KLPGA 시드전에서 40위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쥔 바람에 프로 입문에서 삐끗했다.
시드전 40위이면 출전 선수가 132명 이하 대회에는 거의 나올 수 없어 조건부 시드나 다름없다.
하는 수 없이 시즌 초반에는 드림투어를 주 무대로 삼을 수밖에 없었던 방신실은 단 한 번의 기회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방신실은 5월 5일 개막하는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낮의 길이가 긴 5∼7월에는 대회 출전 기회가 많다.
시즌 도중 성적으로 시드 순위를 조정하는 리랭킹 제도가 없는 KLPGA투어에서 많지 않은 출전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는 방신실 자신에 달렸다.
방신실의 활약 여부는 KLPGA투어 신인왕 경쟁에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KLPGA투어에 또 한명의 대형 스타 탄생 가능성도 방신실의 손에 달린 셈이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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