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이미지 "컨트롤 스트레스만 견디면 아름답고 재밌다"

문원빈 기자 2023. 5.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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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조작감 허들…대시 무적, 더블 점프만 있었어도 갓겜일 텐데

스팀 플랫폼에서 신작들을 구경하다가 비주얼이 마음에 드는 도트 게임을 발견했다. 아름다운 주인공 일러스트, 도트, 백그라운드 디자인을 보고 무언가 홀린 듯 아무 생각 없이 결제했다. 그리고 20시간 내내 스트레스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모더스게임즈 신작 '애프터이미지' 얘기다.

애프터이미지는 2D 액션 어드벤처, 메트로배니아 게임이다. 메트로배니아란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를 융합한 단어다. 소울라이크와 비슷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이 장르는 횡 스크롤 방식으로 던전 탐험 재미를 극대화한 형태다. 애프터이미지도 장르적 특성에 따라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기존 게임과 비교하면 '월하의 야상곡'과 비슷하다.

스트레스 구렁텅이라 표현한 것은 '조작감' 때문이다. 캐릭터의 모션은 나쁘지 않다. 키를 입력한 대로 딜레이 없이 움직이니까 액션감과 조작에서 느껴지는 손맛은 일품이다. 하지만 횡 스크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대시(회피) 기술에 무적 및 통과 효과가 없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대폭 줄어들 것 같은데 둘 다 없으니까 적응하느라 꽤나 고생했다.

다행히 중, 후반부 스킬을 배우고 나면 조금 해결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도 험난했다. 극한의 고통을 제공하고 하나씩 해소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도록 만든 건가. 개발팀의 변태스러움이 의심될 정도다.

초반부 스트레스는 컸지만 게임이 재미없진 않았다. 시스템에 적응하면 예쁜 비주얼이 비로소 재미를 북돋아준다. 특히 한국어 더빙은 없지만 번역에선 정성이 느껴졌다. 기자는 엔딩까지 약 36시간 정도 걸렸다. 중, 후반부 길을 헤메다 플레이 타임이 길어졌다. 메트로배니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20시간 중반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초반 스트레스 구간만 극복하면 꽤 재밌는 게임인 만큼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디아블로4, 파이널판타지16 등 대작 출시 전 잠깐 즐길 용도의 신작 혹은 신선한 횡 스크롤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에게 추천한다.

 

장르 : 2D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 2023년 4월 25일
개발사 : 모더스 게임즈
플랫폼 : PC, PS, XBOX, SWITCH



■ 아트&사운드 디자인 "눈 호강 제대로"

- 로딩 페이지부터 아름답다
- 캐릭터, 백그라운드 등 그래픽 요소가 전반적으로 아름답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기자는 애프터이미지를 디자인 때문에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색감이나 디자인이 예쁘다. 언리얼 엔진 4로 백그라운드를 개발했다고 들었는데 엄청 뛰어나다는 것보다는 테마를 예쁘게 표현한 편이다. 백그라운드만 보면 '오리와 눈먼 숲'이 떠올랐다.

백그라운드 지형지물이 앞으로 표현된 것도 있다. 지형지물이 시야를 방해해 적의 공격을 기습적으로 맞는 것은 불편했지만 나름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 디자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주인공 디자인은 취향에 맞았다. 장비에 따라 의상 외형이 바뀌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일러스트, 모션, 이펙트는 전반적으로 합격점이다. 색감과 작화도 눈이 피로하지 않은 스타일이다.

일반 몬스터 디자인은 극과 극이다. 디테일을 잘 살린 몬스터가 있는 반면 대충 만든 경우도 존재했다. 지역을 넘어가도 패턴과 외형이 비슷한 몬스터가 많다. 보스 몬스터 디자인에는 정성을 쏟았다. 후반부로 나아갈수록 보스 몬스터 디자인도 매력적으로 발전했다.  

사운드는 너무 잔잔해서 오히려 아쉬웠다. 급박한 보스전에서도 잔잔한 음악이 계속된다. 주변 환경음은 잘 표현했는데 계속 잔잔한 멜로디만 들려오니까 배경음을 끄고 플레이하기도 했다.

 

■ 길 찾기 "메트로배니아 장르 경험에 따라 큰 격차"

- 초반부터 맵이 넓은 편이라 탐험 재미는 쏠쏠하다
- 길 찾기 퍼즐 난도가 쉽진 않다

맵이 상당히 넓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메트로배니아 게임 문법에 충실했다. 개인적으로는 방대한 월드를 탐험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맵 구성은 잘 짜여졌다.

맵이 저장 지점에 도달했을 때 밝혀지는 게 약간 신경 쓰였다. 실시간으로 밝혀지지 않으니까 동선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 이 경우 저장 지점으로 '빠른 이동' 기능을 활용하면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다.

오픈 직후에는 빠른 이동 기능이 정말 늦게 해금됐고, 전용 재화 또한 극히 소량만 제공했다. 자유롭게 반복 구간을 통과할 수 없는 구조가 정말 힘들고 답답했다. 다행히 최근 업데이트로 이 단점이 보완됐다. 워낙 불편하게 진행해서 그런지 이런 변화 하나만으로 정말 편해졌다. 

퀘스트 내비게이션은 없다. 지도가 보기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초반부터 맵이 넓으니까 이런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에겐 다소 어려운 장벽이다. 횡 스크롤 게임 경험이 없는 지인에게 잠깐 시켜보니까 "어디로 가는거야"라는 질문만 수없이 쏟아내면서 20분을 못 버티지 못했다. 길 찾기가 어렵다면 마킹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보물상자가 보이는 데 아무리 해도 갈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애프터이미지 외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다. 초보자라면 당연히 "저걸 어떻게 하면 습득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해답이 나오지 않은 요소니까 이런 것들을 발견하면 심적으로 불편해도 그냥 무시하면 된다.

 

■ 조작감 "대시와 점프는 개선 필요해"

- 키 입력에 대한 반응은 훌륭하다
- 일반 몬스터는 조우 시 경직 면역 상태라 공격보다 회피에 집중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신경 쓰였던 요소가 '조작감'이다. 기본적으로 누를 것이 너무 많다. 조작키를 일부 통일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분할했다. 이는 게임 패드로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와 조작 사이의 반응은 준수했다. 점프 → 대시, 대시 → 대시도 매끄럽게 이행할 정도로 쾌적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빠른 연타를 요구하는 구간이 많아 손가락이 아플 지경이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은 점프와 대시 기술이다. 우선 점프는 SPACE 키를 짧게 누르면 기본 점프, 길게 누르면 더 먼 거리를 점프할 수 있다. 이럴 거면 그냥 2단 점프를 제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액션 게임에선 조작 또한 짧은 클릭 패턴으로 간결하게 만들어야 액션감과 속도감이 사는데 갑자기 키를 꾹 누르라고 하니까 어울리지 않았다.

대시는 단순 이동 스킬에 불과했다. 가시 때문에 점프하지 못하는 구간을 대시 혹은 점프 → 대시로 통과할 수 있다. 기자가 다른 게임을 머릿 속에서 인식한 탓일 수 있지만 일단 애프터이미지 대시는 적을 통과할 수 없으며 무적 효과도 없다. 회피의 메리트가 전혀 없는 것이다.

"대시로 적의 공격을 대응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공격을 받아 HP가 급감한다. 이에 따라 회피할 공간이 전, 후방 밖에 없는 횡 스크롤 게임에서 상대 공격을 미리 예측하며 회피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여타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라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시는 그대로 서서 사용하면 디폴트 백스텝이다. 앞으로 가며 이동하면 전진한다. 하지만 Ctrl 키라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이 점프 SPACE, 기본 공격 Z, 특수 공격 X, 대시 Ctrl, 회복 A, 포션 1 등 눌러야 할 것이 복잡하게 분할되어 있다.

디테일한 조작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차라리 전진 키 2회 클릭, 후진 키 2회 클릭으로 대시를 설계하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 전투 "성장 거듭할수록 재밌어"

- 마법사 적을 죽였는데 투사체가 남아있고 심지어 유도탄이다
- 화끈한 전투를 느끼기 위한 여정이 고단하다

전투는 조작감과 편의성 때문에 그 재미를 100% 느낄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적의 공격 범위가 표시되지 않은 것과 부실한 패링 시스템을 지적하고 싶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갑자기 보스전에 돌입한다. 정말 급작스럽다. 보스들은 공격 속도가 빠르고 범위가 넓다. 앞서 언급했듯이 초반에는 대시 무적 판정이 없다. 여기에 공격 범위가 표시되지 않으니까 이용자가 직접 그 거리를 확인해야 한다. 

적의 공격을 막을 수단은 대시와 반격 뿐이다. 문제는 마법 공격을 반격할 수 없는데 앉거나 점프로 회피할 수 없는 범위 공격을 시전한다. 제한적인 공격으로 투사체가 사라질 때까지 도망갈 수도 없으니까 결국 물약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다.

무기 구성은 마음에 들었다. 무기는 6종으로 구성된다. 무기마다 4종류 스킬이 담겨 있지만 스킬과 기본 공격 대미지 차이가 크지 않다. 평타 위주로만 플레이해도 충분했다. 무기에 따른 특징은 뚜렷하다.

예를 들어 낫을 사용하면 공격 거리는 증가하지만 공격 속도가 감소한다. 취향에 따라 무기를 골라도 충분하다. 적의 패턴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검과 같은 빠른 공격속도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어떠한 무기라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면 성능이 좋은 무기를 획득할 때마다 교체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한 수식어가 붙은 아이템을 얻으면 강화 수치에 따라 무기 스킬이 함께 강화되거나 새로운 능력이 추가된다. 파밍과 전투 재미를 상승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스킬트리는 레벨 제한으로 자유로운 빌드를 구상할 수 없다. 오히려 스킬 포인트가 너무 여유롭다. 개인적으로 평타로만 게임이 가능하므로 액티브보다 패시브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았다.

 

■ 난이도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아"

- 스킬을 습득하면 난도는 점점 낮아진다
- 중, 후반부보다 스킬이 없는 초반부가 더 어려웠다

보스들의 패턴 난도 자체는 여타 횡 스크롤 게임에 비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대시에 무적 효과가 없고 몬스터를 통과할 수도 없어 어렵게 느낄 수 있다. 

공격 선, 후 딜레이 때문에 조금만 욕심을 내다간 피격 위험성이 높고 적과 가까이 위치해 공격하면 원거리 투사체를 회피하기 어렵다. 이 두 가지는 정말 머릿 속에 각인시키고 전투에 임해야 한다.

일반 몬스터 대미지는 무지막지하게 강하다. 공격해도 경직 효과가 부여되지 않은 몬스터가 많아 무작정 달려드면 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던전이 요구하는 레벨에 한참 못 미쳐도 순식간에 죽기 때문에 적정 레벨은 꼭 준수해야 한다.

이 때 기형적인 맵 디자인을 볼 수 있다. RPG는 플레이를 거듭하면 요구하는 레벨이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애프터이미지는 그 규칙을 준수하다가 갑자기 뒤로 돌아오는 구간이 3번 정도 나타난다.

그렇다고 뒤로 돌아온 구간의 몬스터가 레벨에 맞춰 강해지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를 위해 뒤로 돌아오는 거면 몬스터도 같이 상향하던가, 스토리 자체를 뒤로 돌아오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플레이 타임을 늘리는 요소가 노골적으로 보여 답답했다. 예를 들면 경직 효과가 부여되지 않는 일반 몬스터다. 정말 수시로 나타나는 데 2~3번 공격하고 뒤로 빠지는 플레이를 의미 없이 계속 반복해야 한다. 초반부터 이런 플레이를 지속하니까 후반부가 걱정될 정도다.

초반부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귀찮다고 기본 무기로만 진행하면 하루 종일 일반 몬스터를 상대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아이템 강화도 선택지 중 하나겠지만 강화 재료가 정말 나오지 않는다. 초반부터 아이템을 급하게 강화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각종 스킬을 습득하면 난도는 더 낮아진다. 다시 말해 성장 만족도가 높은 게임이다. 스킬을 습득한 이후부터 애프터이미지 액션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조작감 문제도 후반부로 접어들어 각종 스킬을 습득하면 어느 정도 나아진다. 짜증을 유발했던 대시 무적 효과도 추가되니까 신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정말 사소한 것에서도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스킬을 다소 늦게 습득하므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첨언하면 조작감이 나아졌다는 수준이지 중, 후반부에선 조작감이 좋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장점

1. 아름다운 비주얼



2. 콘텐츠 볼륨 대비 착한 가격 



3. 높은 성장 체감, 초반 스트레스 극복 이후 재미 확실   



단점

1. 조잡한 키 배치



2. 회피 용도로 사용하기 어려운 대시, 불편한 점프 매커니즘



3. 의미 없이 단단한 일반 몬스터, 배경과 어울리지 않은 사운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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