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만들어 더 가치 있는 KIA 대반격… 이번에는 봄 냄새 맡은 테스형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시즌 첫 12경기를 3승으로 출발해 리그 최하위까지 처졌던 KIA는 이후 11경기에서 9승을 쓸어 담으며 단번에 중위권으로 올라왔다. 특히 4월 28일부터 4월 30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고비를 기회로 만들어낸 건 인상적이었다. 팀 전력과 분위기에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상 악재에 크게 고전했던 시즌 초반을 생각하면 그래도 안도의 한숨을 쉬며 4월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4월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4월 성적에 “지금까지는 만족한다”고 했다. 11경기 9승이라는 호성적 외에도, 팀이 위기에서 제대로 뭉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건 성적 이상의 큰 소득이었다. 9경기 승리의 영웅들이 매번 달랐다. 특정 선수가 아닌, 모두가 만들어 더 가치가 있는 대반격이다.
5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열린 4월 19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0-0으로 맞선 4회 고종욱이 무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치며 기나긴 빈공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을 쐈다. 선발 이의리를 시작으로 불펜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불펜 안정화의 가능성도 여기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21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2-4로 뒤진 9회 극적인 역전 끝내기 3점포를 때린 베테랑 최형우가 단연 최고 영웅이었다. KIA에 탄력을 붙이는 결정적인 하루였다.
22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1-0으로 앞선 1회 변우혁이 상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마운드에서는 양현종이 이를 악문 투구로 든든하게 팀을 이끌었다. 23일 광주 삼성전은 1회 베테랑 김선빈이 역전 적시타를 치며 리드를 잡은 끝에 마운드가 승리를 지켰다. 24일 광주 NC전은 2회 주효상 김규성의 활약이 끝까지 빛났고, 27일 광주 NC전은 불펜 투수들의 너나할 것 없는 눈부신 역투와 최형우의 해결 능력을 확인했다.
잠실 3연전에서도 영웅은 모두 달랐다. 28일 경기에서는 이우성이 대타 동점 홈런을 터뜨렸고, 이창진이 결승타를 책임졌다. 29일은 침묵하던 황대인이 홈런을 터뜨린 것에 이어 7회 위기 상황에서 2년차 좌완 최지민이 역투를 선보였다. 9회 나온 김규성의 홈스틸은 최고의 조미료였다. 그리고 30일에는 그간 잠잠하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폭발하며 팀에 3연전 싹쓸이 승리를 안겨줬다.
지난해도 4월 출발이 좋지 못했던 소크라테스는 올해도 시작이 불안했다. 타율은 지난해보다 높았지만 장타가 잘 터지지 않아 OPS(출루율+장타율)은 줄곧 처져 있었다. 리그 평균에 비해 득점생산력이 떨어진다는 건 2년 차를 맞이한 외국인 선수로서는 어울리지 않은 일이었다. 주루나 수비에서도 전반적으로 산만한 맛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소크라테스에 우려를 보낸 이유다.
그러나 30일에는 6회 무사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더니 8회에는 득점의 시발점이 되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9-8로 1점 앞선 9회에는 상대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우월 쐐기 3점 홈런을 치며 사실상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소크라테스는 봄의 잠실과 좋은 기억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5월 들어 조금씩 탄력을 붙여가더니 5월 13일 잠실 LG전에서 4안타, 14일에는 3안타(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뚫었다. 소크라테스는 이후 안정적인 그래프를 그리며 팀에 공헌했고 결국 재계약까지 골인했다. 타선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돌아가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토대에 소크라테스의 흥이 가세한 것이다. 이는 팀 타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KIA는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 분위기 반등을 이끌었고, 이제는 그 분위기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돌입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그 최강팀으로 손꼽히는 LG를 넘었더니, 이제는 8연승 질주로 리그 1위에 오른 롯데가 기다린다. 하지만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타선도 반등을 확인했다. 누구를 만나도 해볼 만한 분위기다. 위기를 한 차례 넘었다는 건, 몇몇 베테랑을 제외하면 아직 승리 마인드가 확고하지 않은 이 팀에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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