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때문에 진 경기 없다." 도루성공률 60% 비판에 작심한 염갈량, 도루 장점만 10분을 말했다[잠실 코멘트]

권인하 2023. 5. 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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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무사 1루 LG 문성주 타석때 1루주자 홍창기가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2/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공격적인 주루에 대한 찬반이 팬들 사이에서 뜨겁다.

LG는 개막 한달을 15승11패, 3위로 마무리했다. 잠시 1위를 하기도 했으나 막판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고 씁쓸하게 4월을 마쳤다.

개막 한달간 LG의 뛰는 야구는 큰 관심을 끌었다. 도루가 많지 않은 최근 야구에서 염경엽 감독은 뛰는 야구로 상대방을 압박하겠다고 했다. 한달간 26경기서 LG는 64번의 도루를 시도했고, 39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60.9%로 10개팀 중 가장 낮은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초반 2주 동안 14경기서는 27번 성공하고 14번 실패해 65.9%의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2주 동안 12경기에선 12번 성공 11번 실패로 52.2%로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상대팀이 많은 대비를 하고 도루 저지를 위한 전략을 잘 짜고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LG팬들 중에선 도루 실패가 많다는 이유로 뛰는 야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LG의 도루 작전은 의미가 없을까.

염 감독은 4월 30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도루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도루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내가 돌아봤을 때 도루 덕분에 이긴 경기는 있었지만 도루 때문에 진 경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선수들도 그것이 팀플레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인다. 여기서 실패했다고 도루 시도를 줄이면 다시 옛날 야구로 돌아간다"라며 뛰는 야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무작정 뛰는 것은 아니다. LG는 4월 29일 KIA전서는 한번의 도루도 시도하지 않았다. 선발인 숀 앤더슨의 퀵 모션이 매우 빨랐기 때문. LG는 상대 투수의 퀵모션과 포수의 송구 능력, 볼카운트 등을 고려해 도루를 시도한다. 투수의 퀵모션이 빠르면 도루를 시도하지 않는다.

염 감독은 도루를 시도하지 않더라도 상대가 LG의 도루를 생각하고 퀵모션에 신경쓰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고 얘기한다.

염 감독은 "상대 투수들이 다른 팀과 경기할 때보다 퀵모션이 더 빨라진다. 견제도 많이 한다. 그것이 타자가 아닌 우리 주자들에게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라면서 "도루를 주지 않기 위해 인터벌도 자신의 리듬대로 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 투수들이 자신의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또 주자를 신경쓰는 것이 투구수도 늘린다고 했다. 염 감독은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상대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도 2구째에 유인구를 던지지 않고 바깥쪽으로 던진다. 피치아웃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주자를 신경쓰다보니 쓸데없이 버리는 공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것이 모여 투구수를 늘린다"며 "우리팀 경기 때 상대팀의 투구수가 많다. 그것이 결국 상대팀에 데미지를 입힌다"고 했다.

실제로 올시즌 LG 타자들의 타석당 상대 투수 투구수는 4.02개다. 한화의 4.11개에 이어 전체 2위다. 또 LG의 팀타율은 2할9푼9리로 1위인데 주자 있을 때 3할1푼4리, 득점권에선 3할3푼3리로 이 역시 가장 높았다. 주자가 있을 때 더 잘쳤다. 그만큼 상대팀 투수들이 주자를 신경 쓰면서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염 감독은 뛰는 야구를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비록 도루 성공률이 높지는 않지만 우리 선수들이 그만큼 빨리 잘 움직여줬기 때문에 이제 상대팀이 인식하게 됐다"면서 "상대가 우리를 만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까다로운 팀. 이게 LG의 팀 컬러가 돼야 한다. 앞으로 LG는 공격적인 야구, 까다로운 팀이라는 이미지를 가져가는 게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과 20분 정도를 얘기한 염 감독은 도루에 대한 얘기만 10분 이상을 할애했다. 그만큼 도루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싶었던 염 감독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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