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발사체에 美부품 장착 위성 실을 가능성 열려
美주도 양자협의체 합류는 "中 포위 위한 양자기술 동맹기구 참여 의미"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우주산업의 숙원인 미국 부품 장착 위성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올릴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아울러 양자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진행 중인 '대(對)중국 고립 동맹'에 후발 주자로 참여한 만큼 우리나라가 얼마만큼 지분을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끈다.
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 공동성명문에는 '양국 간 확대된 상업 및 정부 간 우주 협력 기반을 제공하는 위성 및 위성 부품에 관한 수출통제 정책을 미국이 최근 명확히 한 것을 환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한국이 미국 부품을 사용한 고성능 인공위성을 미국이 허용한 발사체로만 쏘아 올려야 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와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의 완화 가능성을 명문화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재는 MTCR과 ITAR에 따라 우리나라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비롯한 한국이 개발한 발사체로 미국의 첨단 부품을 사용한 고성능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미국 국가우주위원회를 만나 제한 해제를 요청하는 등 우리 정부는 꾸준히 관련 제한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이어왔고, 최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돈 그레이브스 미국 상무부 부장관은 '새틀라이트 2023 콘퍼런스'에서 위성 관련 기술 수출 허가 신청은 사례별로 검토해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사체를 개발한 국가 중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 외에는 수출 통제를 받는 국가가 없는 만큼 이는 사실상 한국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됐다.
고성능 위성에는 사실상 미국의 고성능 부품이 탑재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국형발사체나 한국에서 개발한 민간 발사체가 상업화로 이어지려면 이 제한 조치가 해제돼야만 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분위기를 타고 위성 발사 관련 제한이 완화되면 한미 미사일지침 완화로 국내 고체연료 발사체 연구가 가능해진 것처럼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에 또 하나의 전기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이 아직은 허가받아야 발사할 수 있는 형태로 규제를 풀려는 만큼 실제 허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성명문에는 미래 상업 우주정거장에 관한 산업적 협력 가능성을 환영한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제약사 보령과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조인트벤처 설립 같은 협력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자 분야에서는 미국의 양자과학기술 협의체인 '정부 간 양자 다자협의체'(2ⁿvs 2N)에 우리나라도 이름을 올린 부분이 주목된다.
이 협의체가 사실상 양자기술 분야에서 대중국 동맹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어서다.
미국은 지난해 5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직접 양자기술을 챙기겠다는 의미를 담아 백악관 산하에 '국가 양자이니셔티브 위원회'를 신설했는데, 그 직후 이 협의체의 첫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미국은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가 2배로 늘어날 때 늘어날 때 성능이 2의 거듭제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를 협의체 이름에 담았다며 협의체에 합류한 12개 국가와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약 1년 만에 한국이 추가로 합류하게 되면서 반도체, 밀리테크, 인공지능(AI) 등 분야와 마찬가지로 양자 분야에서도 미국의 중국 견제 행보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양자 분야 한 전문가는 "사실상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기술협의체라고 보면 된다"며 "아직 협력이 본격화한 협의체는 아니지만 이제 열세번째 국가로 들어가면서 실제로 어떻게 협력할지를 만드는 논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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