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인구감소시대,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인재육성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일 정도로 심각한 인구 감소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의 침체는 지역 소멸로까지 연계되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인재육성의 당위성이 강조되고 있고 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됐다.
지방대학 시대의 주요 목표인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인재육성'의 관점에서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참신한 발표가 관심을 끈다. 애리조나 주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에게 대학의 입학허가서를 주겠다는 내용이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교육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물로 키우겠다는 지역대학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잘 표현하는 것이다.
본인이 재직하고 있는 대학과 자매대학인 미국의 주립대학에서도 학생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가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은 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주센터가 위치한 도시로 우주항공과 에너지로 대표되는 도시다. 휴스턴대학의 특성화 프로그램은 에너지와 항공우주, IT 등의 기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경영학, 첨단산업 기반의 기술경영이 특화돼 있다. 또한 호텔경영 분야에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캠퍼스 내에 힐튼 호텔을 세워서 학생들이 현장에서 배우고, 취업함으로써 지역에 정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메리우드 대학은 가톨릭 계통의 사립대학으로 보건의료 분야에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간호 및 치료분야의 학생들이 입학부터 현장과 연결된 교육, 실습, 취업이 될 수 있도록 10개의 병원을 포함해 50여 개의 의료기관을 거느리고 있는 가이싱어(Geisinger) 의료법인과 공동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졸업생들은 이들 기관에 취업함으로써 지역의 보건의료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협력 및 정주연계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기업, 메르세데스 벤츠와 보쉬로 대표되는 슈투트가르트시에 입지한 슈투트가르트 공대는 이들 대표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인근 지역에 소재한 히든챔피언(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강소기업)들과 실제적인 산학협력 교육을 통해서 교육의 내실화와 지역인재 양성, 취업, 지역정주를 실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슈투트가르트 공대는 지역의 특성이 반영돼 자동차 산업, 기계분야와 더불어 IT융합기술 분야에서도 산학협력, 창업이 활발함에 따라 독일의 상위 9개 국립공과대학연합(TU9)의 선두주자가 되고 있다.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하고 있는 증거다.
우리도 이와 같이 지·산·학협력 체계를 공고히 해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지역 내 기업에서 인턴십을 거쳐 취업을 할 수 있는 산학교육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첫 번째로 사회적 수요에 맞는 역량 중심의 교육(CDR·Career Devlopment Roadmap)을 준비해야 한다. 교육과정 설계 단계부터 산업체,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산업변화에 맞춘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설계, 운영하고, 교육성과와 만족도평가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사회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로 산업체의 핵심 인력이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산학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은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생 스스로 현장의 문제들을 접해 볼 수 있는 실무중심의 역량을 길러주고, 기업체에서는 인턴십의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 창업으로 연계되는 체계를 구축해 대학과 산업체가 함께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대학 시대의 핵심과제는 지역 인재 육성의 책임을 대학과 지자체, 지역 내 기업들이 함께 나눠지고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입학-졸업-취·창업-지역정주'로 이어지는 선구조를 만들 때에 비로소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인재' 양성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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