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페트로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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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배경에는 두 가지 상징적인 '만남'이 있다.
미국과 사우디 두 나라의 비밀스런 만남이 20~21세기 미국의 달러 시대를 연 것이다.
미국은 유럽, 일본 등과 합세해 달러패권을 지키려 하고, 중국은 러시아, 이란, 사우디 등과 손잡고 위안화를 키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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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배경에는 두 가지 상징적인 '만남'이 있다.
첫째는 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이븐 사우드 사우디 국왕과의 만남이다. 루스벨트는 얄타에서 스탈린, 처칠과 2차대전 종전 이후 독일에 대한 처리 등 국제문제를 논의한 뒤 스에즈 운하로 날아가 사우드와 회담을 갖는다. 여기서 미국은 사우디에게 군사적 지원과 안보를 약속하고, 사우디는 미국에게 원하는 만큼 석유를 공급하기로 한다.
두번째는 1975년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과 파이잘 사우디 국왕과의 만남이다. 미국은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는 금 태환을 정지하자 달러가 종이 조각으로 추락할 위기였고, 사우디는 아랍과 이스라엘의 4차 중동전쟁을 보면서 극도의 안보 불안에 휩싸여있었다. 이 때 미국은 사우디에게 군사지원을 제공하고,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의 기름값을 달러로만 결제하기로 합의했다. 페트로(석유)를 기반으로 한 달러, 이른바 '페트로 달러'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미국은 2차대전을 거치면서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기존의 유럽 열강을 제치고 세계 초강대국 됐고, 석유와 달러로 세계경제를 장악했다. 미국과 사우디 두 나라의 비밀스런 만남이 20~21세기 미국의 달러 시대를 연 것이다.
'페트로 달러'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이 경제 군사 외교적 힘을 내세워 '페트로 위안'을 들고나온 것이다. 사우디가 중국에 수출하는 원유 대금으로 중국의 위안화를 받겠다고 밝혔고, 지난달에는 중국이 위안화로 UAE산 LNG(액화천연가스)를 사들였다. 또한 중국은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과 무역 및 금융 거래에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했다.
'페트로 달러'와 '페트로 위안'의 전쟁이 우리에게 고통스런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미국은 유럽, 일본 등과 합세해 달러패권을 지키려 하고, 중국은 러시아, 이란, 사우디 등과 손잡고 위안화를 키우려 한다. 동맹국인 미국도 중요하고 사우디의 석유와 중국의 거대한 시장도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수출주도형 나라이다. 다른 국가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실리를 챙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솔로몬보다 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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