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탈중국 등에 업고 급부상… ‘세계의 공장’ 가속 채비 [심층기획-세계인구 1위 인도의 미래]
유엔 DESA, 인도 인구 中 추월 발표
2030년엔 생산가능 인구 中 따라잡고
GDP는 獨·日 앞질러 세계 3위 가능성
印 정부, 제조업 비중 25% 수준 목표
美, 中 견제… AI·반도체 등 협력 구애
애플·디올 등 인도 시장 공략 열 올려
실업률·남녀 고용 격차는 걸림돌 작용
고속도로 부재 등 열악한 인프라 과제
높은 관세율·보건시스템도 개선 필요
세계 1위 인구를 가진 인도의 가장 큰 변화는 경제 분야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넘치는 인구가 제공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최근 악화한 미·중 간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정학적 요인 등 인도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열악한 인프라와 높은 실업률 등은 인도가 세계 2위 중국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유엔 DESA는 지난 19일 4월 말 기준 인도 인구가 14억2577만5850명으로 예상돼 지난해 14억260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서서히 감소 중인 중국 인구를 추월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추정치다. 인도 정부는 2011년 이후 인구 조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인구 추정치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실제 중국 추월 시기는 알 수 없다. 주춤한 중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출산율로 추정할 때 그럴 거라는 분석인 것이다.
이런 인도의 미래는 중국의 과거로 해석된다.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고, 제조업 성장에 힘입어 중국은 급성장을 거듭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됐다. 이 같은 중국의 지위를 앞으로 인도가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면에서 인도는 30년 전 중국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생산가능 인구는 2030년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이며 인도의 중위연령은 29세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젊다. 여기에 월 평균임금이 중국에 비해 낮고 영어 가능 인구가 1억명을 넘는 것도 강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다변화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탈중국은 인도에 큰 기회로 꼽힌다. 인도 정부도 제조업에 대한 정책 지원에 적극 나서는 등 기회를 잡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으로 제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인도는 현재 17% 수준인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25년 25%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인도에 손길을 내미는 것도 인도의 성장에는 유리한 부분이다. 미국과 인도는 올해 초 인공지능(AI), 반도체, 5세대이동통신(5G) 등 부문에서의 협력을 담은 핵심 및 신흥 기술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국 기업도 여기에 발맞춰 중국을 우회해 인도로 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탈중국을 위한 다각도의 검토에 나선 결과 결국 인도의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은 중국 공장에서만 만들던 아이폰 신규 모델을 지난해부터 인도에서도 생산하고 있으며, 팀 쿡 최고경영자는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예방하고 인도 오프라인 애플 매장 개장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 경제의 고속성장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도 분명 있다. 중국에 비해 열악한 생산 인프라가 대표적인 문제로 거론된다. 인도의 도로 중 고속도로는 5%밖에 되지 않으며 40%가 비포장도로다. 유콘 황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수석 연구원은 인도가 중국과 한국처럼 도시를 현대화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실업률과 여성의 낮은 경제 참여도도 문제로 꼽힌다. 인도의 지난해 실업률은 7.8%로,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인도의 실업률은 2018년 4.9%에서 코로나19를 겪으며 2020년 7.5%로 오른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인도에서는 거의 주목받고 있지 못하지만 고령화도 장기적인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던 1947년 인도의 중위연령은 21세였고, 60세 이상은 5%가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위연령이 29세이고, 10% 이상이 60세 이상이다.
‘정수(Whole Numbers)와 절반의 진실’을 집필한 데이터 저널리스트 루크미니는 “인도에서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고령층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에 점점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가족 구조는 재편될 것이고, 혼자 사는 노인들은 점점 더 우려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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