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롱디’ 장동윤 “순정남 도하와 비슷, 가벼운 만남 NO”
“휴식보다는 열일할 때, 관객에 기쁨과 행복드리고파”
장동윤은 영화 ‘롱디’(감독 임재환)에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친구 도하를 연기했다.
‘롱디’는 서른을 앞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5년 차 동갑 커플 도하와 태인의 언택트 러브 스토리를 그렸다. MZ세대 연인이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과정을 스크린라이프(Screenlife) 형식으로 담아냈다. 스크린라이프는 PC, 모바일, CCTV 등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을 통해 SNS 창, 웹캠, 유튜브 화면으로만 구성된 영화 장르로, 영화 ‘서치’가 대표적이다.
장동윤은 출연 이유를 묻자 “청춘들의 풋풋한 이야기가 심각하게 무겁게 그려지는 게 아니라 귀엽게 그려져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사회 때 가족들 친척들 사촌들 많이 왔는데 반응이 제가 시나리오 봤을 때 예상했던 반응이 나와서 기뻤다. 배우로서 영화 ‘서치’에서처럼 스크린라이프로 촬영하는 방법을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기 스크린을 활용해 요즘 MZ 세대의 연애를 다룬 ‘롱디’를 촬영하는 건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동시에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장동윤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실제로 영상 통화하면서 찍으면서 하지 않나 했는데, 그렇게 안 돼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상황이 왔다. 뻘쭘하더라. 그런 것에 적응하기 위해서 리허설도 하고 그룹으로 회의도 했다. 내가 촬영할 때는 상대방이 없고 저는 카메라만 보고 연기를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정말 상상에 맡겨서 해야 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롭게 경험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고맙고 좋은 작품이었다. 그렇게 날것으로 연기하는 현장도 만나기 쉽지 않다. 말을 버벅대는 것도 자연스럽게 담았다. 이런 날것의 느낌도 처음이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동윤은 “박유나와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겹치는 친구들이 많았다. 서로 아는 친구들이 있어 내적 친밀감이 있었다. 다들 착하고 성실하고 좋은 배우라고 하더라. 저는 함께하게 된 배우의 사전 조사를 하는 편이다. 혹시 내가 유의할 점은 없는지, 배려하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나니까 되게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작품을 해서 친한 고건한 형도 같이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너무 좋았다. 제가 좋아하는 선배 배우이자 친한 형이다. 그래서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셋이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제가 직접 모교인 한양대 투어도 시켜줬다. 특히 박유나랑은 5년 동안 연애한 느낌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그래서 게임도 같이하고 영상 통화도 하면서 친해지려고 했고 편하게 작품 이야기도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 인물로 살아보려고 노력한다고. 음식점 웨이팅 때 캐릭터 이름을 쓰거나 하는 방식으로 실생활에서도 캐릭터를 체화한다는 것.
그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조금의 차이가 감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저도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가 될지 고민한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제가 하는 습관 중 하나는 음식점 웨이팅을 할 때 ‘이도하’를 쓰는 거다. 장난스러운 방식일 수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체화하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도하와 닮은 점은 솔직하게 마음을 이야기한다는 거다. 지금 전화하면 진다거나 하면서 타이밍을 재거나 하는 편은 아니다. 마냥 순둥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솔직한 점도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도하가 눈물도 많고 지질하지 않나. 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50% 정도 닮은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뿐만 아니라 도하처럼 5년 연애 경험은 없지만, 짧게 만나는 편은 아니라면서 “건강한 연애를 하고 싶다. 사람을 만날 때 큰 의미를 둔다. 가볍게 만나고 싶지 않다. 연애도 신중하게 하고 싶다”며 자신의 연애관도 공개했다.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체질적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한 편이다. 데뷔 전, 인턴 합격까지 하고 입사 직전에 방향을 틀게 됐다. 저희 형도 그렇지만 보통 직장인들은 맨날 출근하지 않나. 저도 비슷한 거다. 회사로 치면 8년 차 초짜 대리라고 생각한다. 부족함을 채워가며 열심히 일할 때다. 아직은 휴식에 대한 갈급은 없다”며 아직은 더 달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로서 거창한 비전과 꿈은 없다. 배우 장동윤도 중요하지만, 개인도 중요하다. 저는 데뷔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제가 데뷔할 때 어머니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고 지금 너처럼 살라고, 그래서 배우가 아닐 땐 주변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싶다. 배우로서 어떤 수식어보다는 시청자나 관객들을 웃게 해주고 기쁨을 주고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저 역시 행복하고 만족스러울 것 같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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