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배당 늘릴 때 아냐"...자사주매입·분기배당 '주주달래기

오상헌 기자 2023. 5.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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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금융그룹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따라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활용해 총 주주환원율 30%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분기 주당배당금은 올해 초 실행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효과로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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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 1분기 주당 600원 첫 분기배당 실시
우리금융 분기배당 2Q 도입, 1000억원 자사주 매입
JB금융 내년 분기배당 검토 "자사주 매입 적극 검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내 금융그룹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따라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호실적에도 부실자산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 보강을 위해 배당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주주환원 정책 다변화로 주주를 달래고 있는 셈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달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2005년 지주회사 설립 이후 첫 분기배당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재무총괄(CFO) 상무는 "2~3분기에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분기배당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선 "분기와 기말 배당의 전체적인 배당성향을 감안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약 31.5% 수준에서 총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을 위해 정관을 개정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CFO) 부사장은 "2분기부터 배당 수준 등을 이사회에서 (분기배당 여부를) 논의해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금융은 아울러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이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는 건 2019년 지주회사 전환 후 처음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익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유통주식수 감소로 주당순이익 등 주당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우리금융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활용해 총 주주환원율 30%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미 분기배당을 도입한 신한지주는 1분기 주당 525원의 현금배당과 함께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서기로 했다.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에 따른 유통 주식수 증가(1748만2000주)에 대응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자사주 매입 소각의 분기별 지속 여부와 관련해 "경제 불확실성으로 감독당국이 스트레스완충자본 적립과 글로벌 스트레스테스트 참여 등 선진국 수준의 건전성 확보를 주문하고 있어 규제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분기별로 계속 검토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한 KB금융은 1분기 주당 510원을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은 "분기 주당배당금은 올해 초 실행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효과로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2월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단행했다.

2대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자산운용가 지속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JB금융지주도 내년 분기배당을 적극 검토한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 12% 초과 달성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배당 정책에 대한 질의에 "상반기까지는 부실과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데 집중할 시기"라며 "하반기 집중적으로 (주주환원) 안에 대해 소통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반기배당을 예정대로 실시하고 내년 배당 때는 이사회에서 분기배당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소각 요청에 대해선 "자본비율 12% 초과로 시기가 왔다"며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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