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명 증원되는 지방대 첨단학과, 몇 개나 살아남을까

이호승 기자 2023. 5. 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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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비수도권 12개 대학의 첨단 분야 학과 정원을 1012명 늘리기로 했지만 비수도권 대학 첨단 분야 학과는 출발도 하기 전부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10개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정원도 817명 늘어난다.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정원이 늘어나면서 비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는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의 첨단 분야 학과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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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 신입생 충원율 낮아 폐과
"정부가 반도체 학과 출신 학생들의 완전 고용에 힘써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2월1일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3에 참가한 웨이퍼 생산 및 공급기업 어드벤테크 관계자가 300㎜ 웨이퍼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교육부가 비수도권 12개 대학의 첨단 분야 학과 정원을 1012명 늘리기로 했지만 비수도권 대학 첨단 분야 학과는 출발도 하기 전부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뿐만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10개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정원도 817명 늘어난다.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 정원이 늘어나면서 비수도권 대학의 첨단분야 학과는 서울 등 수도권 대학의 첨단 분야 학과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정시 모두 서울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수도권과 지방권 대학의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23학년도에 폐과된 원광대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의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광대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는 지난 2005년 전산물리학전공과 반도체공학전공이 통합해 신설됐다. 2011학년도 입학정원은 50명이었지만 매년 신입생 충원율이 감소하면서 2022학년도 입학정원은 3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신입생을 채우지 못해 2023학년도에 폐과됐다.

폐과되기 직전 2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학부의 신입생 충원율(추가모집 제외)은 2021학년도 55%, 2022학년도 60% 수준이었는데, 신입생 미충원율이 2년 연속 입학 정원의 10% 이상일 경우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는 원광대 자체 규정에 따라 2023학년도 폐과가 결정됐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 기반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고, 상당수 대학이 소재한 지역에는 반도체 대기업의 제조 공장이 전혀 없다"며 "반도체 관련 명칭이 있는 학과에 대한 지원 이외에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전기·전자·화학공학 등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에 필요한 학과도 함께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2022~2024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이 이번 첨단분야 학과 증원과 맞물려 지방대의 위기를 가속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정원을 감축한 대학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인데, 당장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지방대가 주로 참여한다. 첨단분야 학과 정원이 늘어난 지방대는 다른 학과 정원을 축소해야 할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첨단분야 학과의 신입생 충원율이 저조할 경우 '신입생 감소', '재정악화'의 악순환을 겪을 공산이 크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역사가 오래된 비수도권의 반도체 학과도 폐지되는 것이 현실인데, 그걸 알면서도 교육부가 수도권 대학 증원을 결정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송 위원은 "정부는 반도체 학과를 나온 학생들의 직장 생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인력의) 과잉 공급이 없도록 학생들의 완전 고용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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