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한테 말하기 싫었다" 산책 주루→문책성 교체, 10연패 충격 속 태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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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 외야수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26)가 산책 주루로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2회 2사 1,2루에서 로버트 타석이 되자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오스카 콜라스를 대타로 썼다.
로버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경기에 남아 계속 뛰고 싶었다"며 "감독이 내 상태를 몰랐기 때문에 문책성 교체 결정을 이해한다.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노력 부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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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시카고 화이트삭스 외야수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26)가 산책 주루로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황당한 해명으로 감독과 불통을 노출, 태업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로버트는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1회 첫 타석에서 초구에 투수와 3루수 사이 땅볼을 쳤다. 탬파베이 투수 캘빈 포셰가 백핸드로 잡아 1루로 러닝 스로했지만 송구에 힘을 싣기 어려웠다. 완만하게 원바운드로 들어갔다.
타구 속도가 느렸고, 코스가 애매해 전력 질주를 했다면 1루에서 충분히 살 수 있는 타구. 그런데 로버트는 타격 후 1루로 천천히 조깅하듯 뛰어갔다. 너무 여유 있게 1루를 지나면서 땅볼 아웃. 이 모습에 황당한 화이트삭스 홈팬들은 로버트에게 야유를 보냈다. 결국 로버트는 한 타석 만에 문책성 교체를 당했다. 2회 2사 1,2루에서 로버트 타석이 되자 페드로 그리폴 화이트삭스 감독은 오스카 콜라스를 대타로 썼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미국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그리폴 감독은 “방금 로버트와 이야기했는데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말을 했다. 평소 열심히 플레이하는 선수이고, 이런 플레이는 그에게 흔한 일이 아니다. 연습 때도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 조금 속도를 늦추자고 말한 적도 있다. 정신적인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로버트는 “어제(29일) 경기에서 많이 뛰다 보니 다리가 조금 피곤했다. 오른쪽 햄스트링이 약간 조여와 조심해서 뛴 것이다”며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은 게 실수였다. 몸 상태를 감독에게 말하면 아마도 나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은 것이다”고 해명했다.
로버트의 상태는 엘로이 히메네스, 엘비스 앤드루스 등 몇몇 절친한 동료 선수들만 알고 있었다고. 그리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모르고 있었다. 산책 주루로 아웃된 뒤 덕아웃에서 찰리 몬토요 벤치코치에 이어 그리폴 감독이 직접 로버트에게 가서 몸 상태가 괜찮은지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로버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경기에 남아 계속 뛰고 싶었다”며 “감독이 내 상태를 몰랐기 때문에 문책성 교체 결정을 이해한다. 모르는 사람이 볼 때는 노력 부족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당하기 짝이 없는 해명이다. 아픈 게 사실이라면 정상 주루를 할 수 없는 상태를 보고하지 않은 선수부터 문제가 있다. 감독이나 코치, 트레이너가 선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어떤 이유에서든 감독과 선수 사이 불통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불화, 태업 의혹 속에 화이트삭스의 현실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이날 화이트삭스는 탬파베이에 3-12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랜스 린이 6회까지 노히터로 막으며 연패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7회에만 10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어이없게 역전패했다. 무성의한 수비까지 겹치면서 홈팬들의 실망감도 극에 달했다. 경기 후반 관중들이 “Sell the team(팀을 팔라)”을 외치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패배로 10연패 수렁에 빠진 화이트삭스는 시즌 성적 7승21패로 승률이 2할5푼까지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팀 전력에 비해 경기력이 나오지 않고 있고, 선수단 내 불화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로버트도 그 중심에 있는 선수. 쿠바 출신 우투우타 중견수로 지난 2020년 데뷔 첫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상 2위에 올랐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올해는 27경기 타율 2할1푼3리(108타수 23안타) 5홈런 13타점 4볼넷 33삼진 OPS .655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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