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지방소멸대책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조용석 2023. 5. 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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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이 심각하다.

수도권 인구의 비중은 2000년에는 46.3%였으나 2022년에는 50.5%가 됐고 2050년엔 53%로 더 높아진다.

그래서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는 균형발전정책은 수도권 집중을 오히려 심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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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수도권 집중 부추기는 균형발전정책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수도권 집중이 심각하다. 수도권 인구의 비중은 2000년에는 46.3%였으나 2022년에는 50.5%가 됐고 2050년엔 53%로 더 높아진다. (통계청, 한국의 사회지표, 2023) 정부도 20년 전인 2003년 4월 국가균형발전위를 출범시키고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은 오히려 심화됐다.

왜 수도권으로 몰릴까? 인구분포는 결국 산업에 달려 있다. 산업구조가 농업, 제조업, 지식서비스업으로 이행하면서 필요한 입지규모가 감소한다. 반면 필요한 인재의 학력 수준은 높아간다. 또 인구가 밀집할수록 지식서비스 산업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진다. 제조업은 항구, 도로 등 인프라만 있으면 땅값이 싼 지방에 입지를 틀 수 있다. 그러나 지식서비스 산업은 임대료가 비싸도 고급인재가 있는 수도권으로 향한다. 그래서 제조업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지식서비스업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배치되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이행하고 있다. 제조업 종사자의 비중은 2015년에는 17.6%였으나 2021년에는 16.0%로 하락했다. 최근 늘어나는 일자리는 대부분 지식서비스 산업이며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다. 그래서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이다.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군 단위가 수도권과 경쟁할 순 없으니 대안은 비수도권 광역시이다. 그런데 광역시의 인구감소는 도(道)보다 더 심하다. 비수도권 광역 시도(市道) 중 최근 1년간 인구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대구, 울산이었다. 2010년 대비 2022년의 전국 대비 인구 비중이 가장 크게 떨어진 곳, 그리고 2022년 대비 2050년에 가장 크게 떨어질 곳 모두 부산, 대구였다. 현재 강원과 충청권은 수도권의 온기를 다소나마 누리는 반면 영호남 지역, 특히 광역시의 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다. 지방의 대도시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수도권과 대항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전 국토의 균형발전이다. 혁신도시를 광역시 밖에 설치했으며 대전, 광주, 대구, 부산에 있던 도청소재지도 옮겼다.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만들어 인구소멸 기초단체에 쓰고 있다. 그 밖에도 행안부의 지역활력타운사업, 국토부의 지역개발사업과 국가산업단지 10개 신규조성, 해수부의 해(海)드림사업 등 많은 정부예산이 지방소멸을 막는데 사용된다.

인구소멸 군에서의 일자리 및 인구증가 예산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잘해야 정부지원에 의한 식당이나 카페가 들어설 뿐이다. 전국적으로 감소하는 인구를 지방의 도시로 모아야지 이를 흩어지게 하는 정책은 잘못이다. 수도권으로 이주할 젊은이를 군단위로 유인하는 것은 과욕이고 비수도권의 대도시로 향하게 해야 한다. 도내 인구분산을 추구하다보니 수도권의 대항마인 광역시가 급격히 쇠퇴하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을 추구해야지 도내 지역간 균형발전을 추구해선 안 된다. 지방소멸을 막는 균형발전정책은 수도권 집중을 오히려 심화시킨다.

지방소멸이라는 용어부터 잘못됐다. 먼저 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없어지지 않는다. 일자리와 행복을 찾아 도시로 옮길 뿐이다. 이름이 사라지지도 않는다. 2010년에 마산, 진해가 창원에 통합되어 마산시는 없어졌으나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라는 이름이 여전히 남아 있다. 사라지는 것은 지역구 국회의원, 기초단체장, 지방의원과 지방공무원이다. 지방소멸 논리는 이들의 기득권 유지논리이며 행정안전부는 이들의 대행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완화를 위해 비수도권의 대도시를 키워야 한다. 인구소멸 지역에 인구,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군간 통합을 추진하면서 남아 있는 주민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길 촉구한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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