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9위가 승률 1위?' 롯데, 미스터리가 아니라 미완이었을 뿐
프로야구 롯데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3년 만의 8연승에 성공하며 11년 만의 정규 리그 1위에 오르며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서 5 대 3으로 이겼다. 2 대 3으로 뒤진 7회말 대거 3점을 뽑아내며 2만2290 명 만원 관중 앞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최근 거침 없는 8연승 행진이다. 롯데의 8연승은 2010년 6월 3일 부산 LG전부터 11일 부산 한화전 이후 13시즌 만이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14승 8패, 승률 6할3푼6리를 기록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이날 두산에 덜미를 잡힌 SSG(15승 9패·승률 6할2푼5리)를 승차 없이 승률에서 2위로 밀어냈다. 1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롯데의 정규 시즌 1위는 2012년 7월 7일 이후 11시즌 만이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국내 최고 투수로 군림하고 있는 키움 안우진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안우진은 롯데를 상대로 5이닝 3탈삼진 6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3 대 2로 앞선 6회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은 갖췄지만 이날 안우진은 올 시즌 6경기 중 최소 이닝, 최다 피안타로 고전했다.
롯데는 경기 후반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점 차로 뒤진 7회말 롯데는 1사 후 안권수와 김민석의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고승민 타석에서 키움 우완 불펜 김동혁이 보크로 동점을 내주며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4번 타자 잭 렉스가 우익수 쪽 역전 1타점 2루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전준우가 바뀐 투수 하영민에게 불규칙 바운드 행운이 따른 우전 적시타를 날려 렉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역전에 성공한 롯데는 8회 구승민, 9회 마무리 김원중으로 승리를 지켰다. 만원 팬들은 부산 갈매기 응원가를 열창하며 십수 년 만의 8연승과 1위 등극에 열광했다.
지난주 롯데는 4연승으로 승률 100%를 찍었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ERA)은 1.50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았고, 팀 타율도 3할을 기록하며 공수의 밸런스를 이뤘다.
그러면서 개막 첫 달인 4월을 1위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4월 롯데의 팀 ERA는 4.75로 9위로 최하위 삼성(4.83)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 팀이 월간 승률 1위를 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록의 허점이 있다. 롯데는 그야말로 시즌 초반에는 좌완 불펜 부재 등으로 고전했다. 개막 2연전 팀 ERA는 5.21이었고, 그 다음 주간은 4.86, 세 번째 주는 무려 7.96까지 치솟았다. 4월 16일까지 롯데는 5승 7패에 머물러 있었다.
롯데는 그러나 김진욱 등의 가세로 마운드가 점점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주 팀 ERA 1.50, 앞선 주간에는 3.60으로 좋아지고 있다. 선발 나균안이 다승 1위(4승), 필승 불펜 구승민이 홀드 1위(8개), 마무리 김원중이 세이브 2위(7개)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2주 동안 롯데는 9승 1패에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4월 롯데의 팀 타율은 3위(2할6푼2리)로 나쁘지 않았다. 고무적인 것은 득점권 타율이 3할3리로 LG(3할3푼3리)에 이어 2위라는 점이다. 10개 구단 중 치른 경기가 가장 적은 22경기라 타격 8개 부문에서 톱5에는 1명도 없다. 렉스가 타점 6위(17개)에 올라 있는 게 최고 성적.
그러나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 안권수(3할1푼8리)를 비롯해 노진혁(15타점), 안치홍(11타점), 전준우(10타점) 등이 승부처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박빙의 승부에서 승리가 많아 선수들의 자신감도 고조되고 있다.
롯데 전준우는 이날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가 않고 이기고 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고 최고의 팀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는 이대호가 해외 생활을 접고 복귀한 2017년 정규 리그 3위에 오른 게 마지막 가을 야구였다. 과연 올 시즌 초반 상승세를 몰아 6년 만의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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