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FOMC 열리는 이번 주… 주목할 것은 금리인상 여부보다 최종 금리 수준
지난주 증시(4월 24~28일)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다 국내기업 실적 악화, SG증권 발 반대매매 공포와 주가 조작 논란 등에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주초 대비 1.68% 내린 2501.53, 코스닥 지수는 2.99% 내린 842.83에 한 주를 마무리했다. 전주 2500 후반대까지 올랐던 코스피 지수는 주초 2500선을 내주다 마지막 날인 28일 겨우 2500선을 사수했다. 전주에 약 11개월 만에 900선을 되찾았던 코스닥 지수 840대로 내려왔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를 꿋꿋이 밀어 올렸던 이차전지주와 관련, 불공정거래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금융당국이 우려를 표하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초 SG증권 발 수급 이슈로 삼천리, 서울가스 등의 주가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이들 종목이 공통적으로 신용거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줬다. 신용 비율이 높은 종목 위주로 차익 실현 주문이 쏟아진 것이다.
은행권 리스크가 재점화된 미국 증시도 부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올해 1분기 말 예금 보유액이 전 분기 대비 40% 급감했다고 밝힌 영향이다. SVB 파산 당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11개 대형은행들이 약 300억달러의 예금을 투입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예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장의 위기감을 높였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주에서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 나오면서 증시가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분을 내주는 등 증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전 분기 대비 낮아진 눈높이를 상회한 것으로, 업황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5월 1~5일) 가장 큰 이벤트는 2~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FOMC 회의를 기다리며 변동성이 지속되다 회의 결과에 따라 단기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증시는 2~4일에만 개장한다. 1일(근로자의 날)과 5일(어린이날)이 공휴일로 휴장하기 때문이다.
◇ 美 기준금리 결정되는 5월 FOMC 회의… 25bp 인상 유력
5월 미국 FOMC 회의에서는 25bp(1bp=0.01%P) 금리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25bp 인상이 기정 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여부보다 최종 금리 수준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매파적 목소리가 나오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면서 “5월 FOMC 회의에서 터미널 레이트(최종 금리)에 대한 확신이 부재할 경우 증시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 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25bp를 인상하거나,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다면 일단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5월 동결 후 6월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에 25b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신호를 주는 지 여부”라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CME Fed watch)는 최종 금리 상단을 5.25%로 예상하면서, 오는 9월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확률을 40%, 11월에 시작될 확률은 38%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4.75~5.00%이다.
지난주는 블랙아웃 기간으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공개되지 않았다. 블랙아웃 기간이란 FOMC 회의 일주일 전부터 연준 위원들이 일체의 외부 발언을 중단하는 기간이다. 다만 블랙아웃 기간 직전인 지난 18일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여전히 5.50~5.75%의 최종 금리 수준이 적절한 정책 금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가 말한 최종 금리 수준은 현재보다 5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지난 17일 “인플레이션이 다시 목표치로 안정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미국 은행권 위기가 고조된 지난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 이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물가 궤적·미국 은행권 리스크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판단을 어떻게 언급하는지에 따라 주식 시장의 단기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 회의도 열린다. 현재 3.5%인 기준금리의 25bp 인상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50bp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어 어린이날인 5일에는 미국의 4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 1분기 실적 발표 이어져… 지정학적 변수도 고려해야
지난주 시작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이번 주에도 이어진다.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인 만큼 ‘어닝 쇼크’를 기록한 기업은 많지 않다. 이번 주 실적이 발표되는 미 주요 기업은 AMD, 퀄컴(이상 현지시간 3일), 애플(현지시간 4일) 등이다. 한국 기업 중에는 에코프로의 실적이 2일 발표되고, 4일 카카오, SK이노베이션 등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약 70%의 기업이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유준 연구원은 “4일 발표될 애플 실적이 한국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더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진다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장주들의 실적은 이미 발표된 만큼 이번 주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이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FOMC 회의·애플 실적·국내 신용잔고 이슈 등 대형 대내외 이벤트와 맞물리면서 개별 업종과 종목군 사이 변동성이 차별화되는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불거진 지정학적 변수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을 주축으로 한 중국 견제 전략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26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으로 중국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공동선언문에는 ‘인도-태평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는데, 이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면서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즉각 항의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의 대중국 비즈니스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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