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사실 왜곡하고도 당당 '사과없는 정치' 혐오를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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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일부 의원의 잇단 설화로 홍역을 앓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넷플릭스 투자 오해'나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역사 왜곡' 등 여야를 막론하고 필터 없는 발언들이 나오는 데도 어디서도 사과 소식은 없다.
4월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의 잇단 설화가 총선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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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양이원영 '넷플릭스 투자 오해'
잇단 구설에도 사과는 유야무야
중도층 되레 고개 돌리게 만들어
정치권이 일부 의원의 잇단 설화로 홍역을 앓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넷플릭스 투자 오해'나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역사 왜곡' 등 여야를 막론하고 필터 없는 발언들이 나오는 데도 어디서도 사과 소식은 없다. 당 안팎에선 이같은 '강성 지지층'을 포섭하기 위한 시도가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월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의 잇단 설화가 총선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양이 의원은 지난 4월 25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왜 투자하냐"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넷플릭스 경영진을 만난 이후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 결정' 소식을 전했는데, 이를 '정부가 넷플릭스에 투자한다'고 오해한 것이다.
양이 의원은 곧바로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거꾸로 오해했는데 다시 확인했다"는 글을 다시 올렸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미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에 작년에만 8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4년이면 얼추 3조3000억원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결정된 투자 건으로 넷플릭스와 사진 찍으러 간 게 아니냐"면서 비판의 촉을 거두지 않았다.
태 최고위원은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말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앞서 3.8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제주 4.3사건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했다 뭇매를 맞았었는데 또다시 '역사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김 대표의 경고에도 태 위원은 4월 24일 최고위회의에서 "역사 문제에 대해선 소신대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전당대회 때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면서 되레 김 대표를 간접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치인들의 말 중 '그냥 내뱉는 말'은 없다. 문제가 될 걸 알면서도 계속하는 데에는 분명한 '정치적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양이 의원처럼 무리한 비판을 하는 의원들을 '잘 싸운다'며 대여 전투력을 높이 평가한다. 태 위원의 경우 실언에 따른 당 지도부의 잇단 경고와 비판여론에도 불구, 강성 보수 이미지 구축이라는 '실익'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끊임없이 여권내 정치적 영향력을 주장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놓지 못하는 김재원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실언으로 촉발된 논란을 오히려 기회로 삼으려는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오히려 당내 의원들이다. 여야 모두 선거 승리를 위해선 산토끼인 '중도층 잡기'가 필요조건이나 선거가 임박할수록 각자 양 극단진영의 '집토끼 잡기'에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모 의원은 김·태 최고위원 당선 당시 "두 분의 지도부 진출이 내년 총선에 긍정적인 역할은 못할 것이다. 중도 확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진짜 문제는 작은 설화들이 쌓여 국민들의 정치 혐오증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점이다. 정부기관 7곳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매년 꼴찌를 기록한다. 민생을 돌보지 않고 늘 당리당략을 위해 싸우기만 하고 일하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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