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확인 안 했는데…” KIA에 안경 안 쓴 대투수? 23750명 ‘웅성웅성’[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구위만 보면 안경 안 쓴 대투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SPOTV 오재원 해설위원은 지난달 29일 잠실 LG-KIA전을 중계하면서 KIA 좌완 불펜 최지민(20)의 업그레이드를 극찬했다. 최지민은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했다. 작년에는 6경기서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다.
함평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투구 매커닉을 가다듬었고, 구속 증가, 구종 업그레이드에 매진했다. 지난 겨울에는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효과를 봤다. 시범경기 6경기서 1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35는, 우연이 아니었다.
4월 10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2.19로 맹활약했다. 좌완이 풍성한 KIA 불펜에서도 이준영과 함께 실질적으로 가장 안정적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지민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2022시즌 141.1km서 올 시즌 145.0km로 올라갔다.
쉽게 말해 작년에는 140km 언저리였다면, 올해는 최대 150km을 찍는다. 그날 7회 무사 만루서, 150km를 두 차례나 찍었다. 8회에도 149km를 수 차례 찍었다. 오재원 해설위원은 최지민이 온 몸의 가동력을 잘 활용한다며, 구위가 올라왔으니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넘어 하이패스트볼 활용도 적극 추천했다.
패스트볼 스피드와 구위가 좋아지니, 변화구 주무기 슬라이더 위력도 배가됐다. 좌타자 바깥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예술이었다. 오재원 위원이 김광현의 슬라이더와 흡사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단 2개의 공으로 LG 타자들을 압도하니, 오 위원은 “KIA에 안경 안 쓴 대투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안경 벗은 양현종이 될 수 있다는 의미.
오 위원도, 김종국 감독도 최지민이 훗날 마무리나 선발 모두 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지금도 최지민을 단순히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쓰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장현식, 전상현, 이준영과 함께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불펜이다.
최지민은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작년에 2군에서 손승락 감독님과 많이 준비했다. 질롱코리아에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호주에선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훈련해봤다. 몸에 꼬임이 생기면서 구속이 늘었다”라고 했다. 작년에는 확실히 몸의 힘을 덜 쓰는 느낌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상적인 중심이동을 통해, 운동능력도 십분 활용해 구속을 올렸다.
잠실에는 연이틀 2만3750명, 만원 관중이 운집해 전통의 인기매치를 지켜봤다. 최지민은 “구속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관중들이 웅성웅성거리더라. 150km가 나왔을 때다. 시즌 초반에는 긴장도 많이 했지만, 이젠 없어졌다. 가운데로 던져도 못 치더라”고 했다. 구위, 커맨드, 스피드 모두 향상되면서, 자신의 공이 통하는 걸 안 순간 자신감이 배가된다.
최지민은 “데뷔 첫 홀드를 했는데, 양현종 선배님이 공도 챙겨주고 축하도 많이 해줬다. 슬라이더도 제구가 잡히다가 안 잡혔는데, 최근 괜찮아졌다. 앞으로도 위축되지 말고, 공이 좋으니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좀 더 넓게 활용하면 위력이 배가되는 걸 본인도 안다. 오재원 위원이 하이패스트볼 활용을 추천한 이유도 안다. 중계방송을 다시 본 뒤 “맞는 말씀이다. 낮은 공만 던지려고 하면 볼이 많이 나온다. 그 부분은 보완하고 싶다”라고 했다.
KIA는 왼손투수 풍년이다. 스타일도, 역할도 조금씩 다르지만, 최지민은 “보고 배울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불펜에서 미리 많이 풀고 나가는 스타일인데, 선배들은 144경기를 치러야 하니 불펜에서도 투구를 줄이면서 팔을 관리하더라”고 했다. 2023년은 안경 안 쓴 대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즌이다.
[최지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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