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 6명→2명 회복→2명 또 부상…우승 감독도 속수무책, 창단 초창기로 회귀한 KT

이후광 2023. 5. 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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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 OSEN DB

[OSEN=수원, 이후광 기자] 부상자 관리도 실력이라고 하지만 KT는 부상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심지어 회복하는 선수가 생기면 다른 선수가 다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사실상 1.5군급 라인업으로 4월 한 달을 보냈다. 당연히 경기력은 1군 진입 초창기였던 2016년 시절로 회귀했다. 

KT는 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자가 3명 발생했다. 시범경기를 하기도 전에 필승조 핵심 요원 김민수, 주권이 각각 어깨와 전완근을 다쳐 재활에 돌입했고, 최근 3년 연속 전 경기(144경기) 출전의 중견수 배정대가 시범경기 도중 SSG 이건욱의 투구에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불운하게도 세 선수 모두 장기 재활이 필요한 큰 부상을 입었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대체 자원들과 어린 선수들이 깜짝 활약하며 팀 분위기가 크게 나쁘진 않았다. 실제로 KT는 4월 21일 잠실 두산전까지 5할 승률을 유지했고, 이강철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만 잘 돌아가면 4월 버티기가 가능할 것이란 시선을 보였다. 팀의 최대 강점인 선발진으로 부상자들의 공백을 메운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믿었던 선발진마저 부상 악령을 피해가지 못했다. 토종 에이스 소형준이 4월 2일 수원 LG전 2⅓이닝 9실점 이후 전완근에 부상을 입었고, 엄상백은 4일 수원 KIA전 선발로 나서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철인’ 황재균마저 14일 수원 한화전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을 다치며 순식간에 부상자가 6명으로 늘어났다. 

말이 6명이지 그 동안 KT의 강팀 도약을 이끈 주역들이 모두 이탈하며 1.5군급 라인업으로 4월을 보내야 했다. 아무리 2년 전 통합우승을 이뤄낸 감독이라도 투타 핵심 전력 6명이 빠지니 속수무책으로 연패에 빠져들었다. 엄상백이 19일 수원 SSG전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황재균도 29일 수원 삼성전에서 복귀했지만 KT는 29일 2-3 석패를 당하며 1458일 만에 8연패 늪으로 기어들어갔다. 

KT 이강철 감독 / OSEN DB

가혹한 현실은 계속됐다. 8연패에 빠진 가운데 30일 4번타자 박병호와 FA 유격수 김상수마저 부상을 당해 다시 부상자가 6명으로 늘어났다. 박병호는 29일 수원 삼성전에서 주루 도중 왼쪽 허벅지에 부상을 입으며 5월 1일 병원 검진이 잡혔고, 김상수도 같은 날 타격 도중 우측 엄지에 통증을 느껴 30일 경기서 선발 제외됐다. 

부상자 속출의 대가는 참담했다. 4월 20일 수원 SSG전 패배를 시작으로 30일까지 11일 동안 승리 없이 1무 9패에 그치며 8위 키움에 2.5경기 뒤진 9위(7승 2무 14패)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30일 수원 삼성전에서 선발 엄상백의 7이닝 무실점에도 타선이 지독한 득점권 빈타에 시달리며 조범현 감독 시절이었던 2016년 8월 13일 마산 NC전 이후 무려 2451일 만에 9연패를 당했다. 2019년 이강철호 출범 이후 통합우승과 함께 강팀 반열에 오른 막내의 예상치 못한 재추락이었다. 

사실상 칠 사람도 던질 사람도 없는 형국이다. 차근차근 성장해야할 젊은 투수들이 타이트한 승부처를 담당 중이고, 베테랑들의 체력을 안배해야할 백업들이 주전을 맡으며 전략 악화는 물론 기존 베테랑들의 체력마저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악순환도 이런 악순환이 없다. 9연패 기간 동안 KT의 팀 타율(.216)과 득점(27점)은 9위, 득점권타율은 10위(.155)인 반면 병살타(10개)와 잔루(97개)는 1위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다는 건 돌아올 전력도 많다는 걸 의미한다. 9연패에 빠졌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반등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다. 완전체 KT는 시즌 전 LG, SSG와 함께 3강 후보로 분류됐던 팀이다. 이 감독은 “한꺼번에 부상자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또 한꺼번에 돌아오면 좋아질 수 있다. 어느 팀이든 시즌을 치르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는데 우리는 지금이 순위 싸움하는 시기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불행 중 희망을 내다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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