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딸에게 말했죠, 묘비명으로 '댄싱 퀸'을 새겨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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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는 제게 운명 같은 작품이에요."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에 따르면 최정원은 전 세계를 통틀어 최장기간 '맘마미아!'에 출연한 배우다.
최정원에게 '맘마미아!'가 운명인 이유가 또 있다.
최정원은 "딸이 이번 '맘마미아!' 공연을 보며 '엄마도 저런 젊은 시절이 있었겠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하더라"며 "요즘도 제가 하는 공연을 몰래 자주 보러 온다"고 딸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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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간 1030여 회 출연 '전 세계 최장기 기록'
딸도 가수로 활동 중…작품 속 모성애 깊이 느껴
"누군가를 웃고 즐겁게 하는 일이 제일 행복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맘마미아!’는 제게 운명 같은 작품이에요.”
최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뮤지컬배우 최정원(54)의 표정은 잔뜩 들떠 있었다. 스스로 운명이라 부르는 작품, 뮤지컬 ‘맘마미아!’로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과 다시 만나고 있어서다.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인 뮤지컬 ‘맘마미아!’는 2004년 국내에서 초연했다. 당시 최정원은 “아직은 엄마 역할을 할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2006년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엘렌 역 오디션을 준비했다. 결과는 안타까운 낙방. 큰 충격에 집에서도 안 나가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로부터 ‘맘마미아!’ 오디션 제안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멍청했어요. 도나는 엘렌과 비교할 수 없는 역할이니까요. 앞선 오디션에서 떨어진 상처 때문에 ‘맘마미아!’ 오디션은 목숨 걸고 봤어요. 영국 스태프들이 저를 보고 ‘우리가 찾고 있는 도나’라고 하더라고요. 그 덕분에 2008년엔 아바의 초청까지 받았어요. 아바의 고향 스웨덴에서 열린 갈라 콘서트에서 전 세계의 ‘맘마미아!’ 출연 배우들을 대표해 도나 역으로 무대에 올랐죠.”
최정원에게 ‘맘마미아!’가 운명인 이유가 또 있다. 도나처럼 최정원 또한 딸을 둔 엄마이기 때문이다. 최정원은 “딸이 있어서인지 도나의 모성애가 관객에게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24살인 최정원의 딸은 엄마의 재능을 이어 받아 가수로 활동 중이다. 최정원은 “딸이 이번 ‘맘마미아!’ 공연을 보며 ‘엄마도 저런 젊은 시절이 있었겠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하더라”며 “요즘도 제가 하는 공연을 몰래 자주 보러 온다”고 딸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최정원은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했다. 34년간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왔다. 최근 출연한 KBS2 ‘불후의 명곡’은 그에게 ‘뮤지컬 레전드’라는 수식어를 선사했다. 올해 1월에 열린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뮤지컬 ‘마틸다’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최정원은 “‘마틸다’를 함께 한 아역 배우들, 앙상블들이 나보다 더 기뻐해줘 그 어떤 상보다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며 “요즘도 그때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원은 “누군가를 웃고 즐겁게 해주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믿는다. 오는 6월 25일까지 공연하는 ‘맘마미아!’를 통해 관객과 나누고 싶은 것 또한 행복이다.
“‘맘마미아!’는 하면 할 수록 에너지가 생겨요. 마음 같아선 하루에 5회 이상 출연하고 싶을 정도죠. 딸에게도 말했어요. 엄마가 죽으면 묘비명으로 ‘댄싱 퀸’의 가사를 새겨달라고요. ‘신나게 춤춰 봐, 인생은 멋진 거야.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 퀸!’”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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