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 존경받아 마땅한 연기 대가들(마이웨이)[어제TV]

김명미 2023. 5. 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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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가 연극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4월 30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연기 인생 도합 240여 년의 한국 연극사를 만든 배우 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이순재, 신구, 박정자, 김성녀는 연극 연습을 위해 젊음이 가득한 대학로 한복판에 모였다.

주인공 중 막내인 김성녀는 "원래 연극 쪽에 가면 제가 제일 선생님이다.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그런데 여기 오니까 제가 아기처럼 굴어도 된다. 되게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어 "연령 차가 엄청난 선생님들이 존재하시니까 기쁘기도 하고, 저도 건강을 잘 챙겨서 오래오래 선생님들처럼 무대에 서야겠다는 각오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박정자는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내가 연극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당시 미처 할 수 없었다. 이건 그냥 운명처럼 다가온 일이지, 내가 계획을 해서 이 길로 들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네 사람은 처음으로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식사 도중 김성녀는 "고3 때 친구가 이순재 선생님을 너무 좋아했다. 날마다 선생님이 좋다고 앓이를 해서 영화사 다니는 친척에게 이순재 선생님 사진을 구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순재는 "우리 때는 언론사에서 사진을 달라고 했었는데 그게 반환이 안 됐다. 내 젊을 때 사진이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또 이순재는 전성기를 회상하며 "KBS에서 대표작이 있는데 '풍운' '보통 사람들' '목욕탕집 남자들'이다. MBC에서도 좋은 작품을 많이 했다. '허준' '사랑이 뭐길래' 나중에 '거침없이 하이킥'까지"라고 밝혔다. 특히 '하이킥'에 대해서는 "베트남에서 나를 알아보더라. 거기서 재방송을 했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애들이 나중에 보고 팬이 됐더라"고 설명했다.

명품 배우들에게도 힘들었던 과거는 있었다. 이순재는 "(당시 배우는) 사회 90%가 반대하던 직종이었다. 우리나라는 공연 역사가 없는 나라다. 일본은 가부키, 중국은 경극이 있는데, 우리 공연 문화는 20세기 초에 들어왔다. 50년대에 처음 공연을 시작했는데 처음 정산받은 게 20년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돈을 생각하고 한 게 아니다. 그냥 한 거다. 빵 사오는 사람도 없고, 꽃다발도 없고, 바깥에 눈은 펄펄 내리고, 참 처량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박정자는 "무대 위 배우보다 관객이 더 적었다"며 공감했다.

또 이순재는 "우리 직종을 '딴따라'라고 볼 때다. 순수 예술 쪽에서도 우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내가 예전에 70년도에 영화를 찍기 위해 화실을 하나 빌렸다. 촬영을 하는데 한 남자가 들어오더니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왜 딴따라들이 내 화실을 더럽혀'라고 하더라. 그런 시대였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날 이순재는 신구를 가리키며 "우리 둘 말곤 (이 나이에) 연극을 거의 안 한다. 최불암도 안 한다고 하고, 박근형도 할 수 있는데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를 치는 시늉을 하며 "동네 가서 이거나 치고"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성녀는 "시중에 '연극은 죽었다'는 말이 돈다. 그런데 이렇게 지켜주시는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난 아직 살고 있다고 말한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신구 씨랑 나랑 젊었을 때 처지가 다르다. 나는 TBC였고, 신구 씨는 KBS였다. 저 사람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KBS는 스타들이 쭉 있었고 신구 씨는 가운데 끼어들어갔다. 그랬는데 나중에 톱스타 반열에 올랐더라.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계에) 80대 중반 넘은 사람이 우리 둘뿐이다. 서로 의지가 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신구는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로 친분을 쌓아 이제는 '찐친'이 됐다는 배우 박소담 조달환과 만났다. 박소담은 신구에 대해 "제가 고민하는 걸 친구처럼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신구는 "요즘 나이가 들면서 꼰대라는 소리 듣기 십상이다. 그걸 안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젊은이들과 호흡하면 내가 생기와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또 실제로 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을 통해 지금 쓰이고 있는 언어를 듣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후배들과 친구처럼 소통하는 이유를 밝혔다.(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캡처)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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