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대공세에 반격 준비”…우크라군, 크림반도 유류시설 공격 시인

러 국방부 “바흐무트 4개 블록 점령…200t 규모 탄약고도 파괴” 주장

지난해 크리스마스 바흐무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탱크 위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유류 저장고를 겨냥한 공격이 자국군에 의한 것이며 반격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인정했다.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자국 TV 방송에서 전날 발생한 유류 저장고 화재를 거론하면서 "병참 기지를 파괴한 것은 우리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밝혔다.

후메뉴크 대변인은 “(유류 저장고 파괴는)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있는 항구도시인 세바스토폴의 한 유류 저장고에서는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18개 소방대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2014년부터 합병한 지역이며, 러시아 흑해 함대는 세바스토폴에 주둔하고 있다. 최근 세바스토폴을 겨냥해 고속 무인정과 드론 등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잇따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공격 주체임을 시인한 적은 거의 없다.

한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4개 블록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측이 바흐무트 서쪽의 4개 블록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바흐무트는 동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로 진격할 수 있는 요충지다. 러시아가 지난해 7월부터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공세를 집중하면서 도시는 거의 완전히 파괴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준비 중으로 알려진 ‘봄철 대반격’을 앞두고 최대한 점령지를 확대하기 위해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동원병 및 용병뿐 아니라 특수부대까지 동부 및 남부 전선에 투입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

바흐무트는 교전이 치열한 곳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를 방어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병력을 최대한 소모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탄약고를 폭파하고 병력 손실을 안겼다는 주장도 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동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에 있던 탄약고에 미사일을 발사해 최대 200t에 이르는 탄약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도네츠크주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와 제24 기계화여단의 주둔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2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사망했고 280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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