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 원하는 반려견 안타까워 함께 먹방"…유튜버 '지유개'[인터뷰]

김찬호 인턴 2023. 5. 1.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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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하는 이색 먹방 콘텐츠
"이치와 함께한 일상을 콘텐츠로 녹여낸 것"
"둘만의 추억을 기록하고 싶어 유튜브 시작"
"강아지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일조하고파"
"1년간 100명 구독자에서 순식간에 17만"
8년 동안 이어오고 있는 유기견 봉사활동
"사람한테 상처 받은 犬보며 책임감 느껴"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은 만큼 베풀길…"

[서울=뉴시스] '구운 닭다리 먹었어요'영상이 지난 2월23일 '지유개' 채널에 게재됐다. (사진=지유개 제공) 2023.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 먹음직스러운 음식과 귀여운 강아지·고양이는 언제나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이 때문에 먹방과 반려동물은 유튜브에서 인기가 보장된 콘텐츠로 꼽힌다. 이 둘을 합친 반려동물 먹방 콘텐츠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최근에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새로운 먹방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는 유튜버가 있다. 시청자들은 사람과 반려견이 나란히 앉아 음식을 먹거나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뉴시스는 지난 18일 반려견 이치(6·시바견 종)와 함께 하는 먹방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유튜브 채널 '지유개'의 이지유(35)씨를 인터뷰했다.

이씨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먹방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치킨이나 피자를 먹을 때 이치도 너무 먹고 싶어 했다. 하지만 똑같은 음식을 줄 순 없으므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며 "그럴 때마다 비슷한 모양의 강아지용 음식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를 하기 위해서 콘텐츠를 억지로 짜낸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른 사례"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치와 함께했던 일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콘텐츠로 녹여냈다.

기본적으로 이 둘은 나란히 앉아 앞에 놓인 각자의 음식을 먹는다. 여러 구도에 설치된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씨와 반려견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이들은 현재까지 피자·연어초밥·붕어빵·닭다리 등 다양한 음식을 함께 즐겼다. 닭다리 먹방의 쇼츠 영상 두 개는 총 18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지유개' 채널의 이지유(35)와 그의 반려견 이치(시바견 종) (사진=지유개 제공) 2023.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둘이 먹는 음식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메뉴다. 사람이 먹는 식재료 중 강아지에게 해로운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치를 위한 음식은 따로 만든다. 시중에 있는 조리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한다.

이씨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강아지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교집합을 최대한 찾아 정리해 뒀으며, 그중에서 찾아 (음식을) 선정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연어초밥 먹방을 할 때는 물에 한 번 데쳐 염분을 제거한 연어를 살짝 구워 사용했다. 훈제로 살짝 구웠다. 밥은 닭고기를 갈아 손으로 밥 모양으로 빚은 후 쪄냈다. 와사비는 고구마와 시금치 가루를, 간장은 물과 캐롭 가루를 섞어 만들었다.

이씨는 유튜버가 되기 전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었다. 2013년 뮤지컬 '미스터 온조'로 데뷔해 '로미오와 줄리엣', '노서아가비' 등 여러 대형 창작 뮤지컬의 주연 역할을 맡은 바 있다.

10여년간 무대 위에서 살아온 이씨는 최근 배우 활동을 정리하고 제2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반려동물 굿즈샵 운영과 승마 코치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나이도 30대에 이르다 보니 '성장한다'라기보다는 정체기에 다다른 것 같았다. 뮤지컬 생활을 이어가는 게 자기 만족 같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치도 그렇고 책임져야 할 게 많아져 뮤지컬 무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튜버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을 묻자 "먼저 이치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둘만의) 추억을 기록해 두고 싶었다"며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최소한 이치의 사룟값을 (유튜브를 통해) 벌어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내가 이치를 키우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거나 강아지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모습을 봤다"며 "이처럼 가까운 지인뿐 아니라 적은 수의 구독자라도 변화를 가져다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그의 유튜브 채널은 개설한 지 일 년이 조금 넘었지만 벌써 구독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

사실 지유개 채널이 처음부터 꾸준히 성장해 온 것은 아니라고 한다. 채널을 개설하고 1년간은 구독자 수가 정체된 상태였다. 지난해 3월 첫 영상을 올리기 시작해 약1년 동안은 구독자가 100명 수준을 맴돌다가 최근 한 달 사이에 구독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채널의 급작스러운 성장의 비결에 관해서 묻자, 그는 "이유를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굳이 꼽자면) 이치와 교감을 하는 모습인 것 같다. 우리를 보고 힐링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아지와 사람이 가족처럼 교감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는 좋게 보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수준급의 영상과 편집 방식은 지유개 채널만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촬영 중 발생하는 재밌는 상황마다 이치의 생각을 유추하며 단 자막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그 누구보다 이치를 가장 잘 아는 이치의 주인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는 "(채널의 인기 요인으로) 독특한 편집도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편집 기술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며 "영상 하나당 보통 12시간의 편집 시간이 소요되지만, 100% 혼자만의 힘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채널이 아무리 성장해도 편집자를 따로 고용할 생각은 없다. 이치를 잘 아는 사람만이 편집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유개' 채널의 이지유(35)와 그의 반려견 이치(시바견 종) (사진=지유개 제공) 2023.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모범 반려인'으로 불리는 이씨는 유기견 보호활동과 산책 캠페인 등의 활동을 통해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5년 뮤지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시기, 수의사였던 팬클럽 회장의 권유로 유기견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당시에는 강아지를 좋아하고, 교감하고 싶어 시작했지만, 매 번 갈 때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며 "보호소에 있는 수백마리의 강아지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있다. 어떤 강아지들은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또 다른 강아지들은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조차 무서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람한테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 책임감을 느끼며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팬들을 향해 "나와 이치 그리고 시청자들 모두가 서로에게 힐링이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은 만큼, 더 사회에 베풀었음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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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yoshi1207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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