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흙 빚은 반세기 예술 혼, 타일 위로 이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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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조각가 이길종 춘천교대 명예교수의 개인전이 6년만에 열린다.
강릉 신사임당상, 춘천 의암 류인석 선생상, 홍천 남궁억 선생 기도상 등 강원의 역사와 인물을 입체적으로 빚어 낸 이 조각가의 최근 세라믹 작품들을 선보이는 열번째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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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위해 세 아들이 전시 마련
암 극복 후 세라믹 작업 매진
도내 역사·인물 조형물도 정리
원로 조각가 이길종 춘천교대 명예교수의 개인전이 6년만에 열린다.
강릉 신사임당상, 춘천 의암 류인석 선생상, 홍천 남궁억 선생 기도상 등 강원의 역사와 인물을 입체적으로 빚어 낸 이 조각가의 최근 세라믹 작품들을 선보이는 열번째 개인전이다. ‘이길종 작품전’이 오는 3일까지 춘천미술관에서 열린다. 최근부친이 황혼에 그려낸 작품 세계를 세 아들이 춘천 신북읍 유포리의 화실에서 미술관으로 꺼냈다.
이승봉(홍천교육도서관장)·승열·승준씨 등 세 아들이 마음을 모아 부친이 2017년 마지막 개인전 이후 작업한 300여점 중 20점을 선정했다. 1939년생인 이 명예교수는 2011년 폐암을 극복 이후에도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가지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테라코타와 브론즈 등을 통해 한국의 정서가 깊게 밴 풍경과 사람들을 빚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지난 해 담낭제거까지 하서 거동이 불편해진 최근에는 조소 작업을 잠시 미뤄두고 타일 위 세라믹 아트에 심혈을 쏟고 있다. 폐암 치료를 마쳤던 2012년 본지 인터뷰에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끝까지 흙과 함께 하고 싶다”고 한 예술혼의 면모를 볼 수 있다.
화전민, 여인 등을 소재로 민초들의 질박한 삶과 모성, 본향 등의 주제를 입체적으로 살려 온 서정성은 이번에도 엿볼 수 있다. 어머니 모습을 그린 인물화부터 서정미가 돋보이는 ‘달’ 소재의 작품들이 타일 위에 새겨졌다. 의암호 설경이나 콧구멍다리 등 풍경들은 그의 깊은 고향 사랑을 보여준다.
전시에는 아들들도 함께다. 한림성심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셋째 아들 승준씨가 도자기용 물감과 색지, 크레파스 필요한 재료들을 경기 여주에서 공수하고, 지난 1년간 강원지역 곳곳을 다니며 아버지의 조형물들을 직접 촬영해 도록에 함께 실었다. 이 과정에서 부친 조형물 20여점의 현 위치와 보존 상황, 훼손 여부 등도 모두 재확인했다. 토끼와 꽃 등을 소재로 한 세라믹 작품들도 부친 작품과 함께 전시한다. 장남 이승봉씨의 소장품인 여초 김응현 선생의 서예와 박수근 화백의 장녀 박인숙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의 작품도 걸렸다. 이씨는 “아버님 작품을 그냥 보고 넘기기에 아쉬움이 커서 마련했다. 전시장에 직접 못 오고 계시지만 현장 소식을 전해드리면 기뻐하고 계신다”고 했다.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와 서울대 미술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 명예교수는 1976년 제21회 대힌만국 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고 영국왕실 조각회에서 연수했다. 2004년 춘천교대에 조각공원을 만들기도 했다. 강원도문화상(미술 부문), 녹조근정훈장 등을 받았고 2017년 평창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춘천 봉의산 순의비, 삼척시청 태양을 든 청년, 양구 박수근 화백 상, 춘천 효자동 낭만골목의 효자상, 소양강댐 서울올림픽 성공개최기념물, 홍천 줄쟝루이상, 홍천 동창리 기미만세 상, 도교육청 6·25희생 순직 강원교직원 상 등 강원의 역사인물을 남겼다. 춘천사범학교 학도병과 총으로 구멍이 뚫린 책을 묘사한 ‘학도병 참전 전적비’를 사례비 없이 만들기도 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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