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사 “이게 尹이 언급한 상황” 무기 지원 촉구
“민간인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
“이것이 바로, 한국의 지도자가 언급했던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의 분명한 예가 아닌가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 28일 트위터에 러시아의 공습으로 불타고 무너진 우크라이나 중부 우만시(市)의 아파트 사진을 올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민간인 공격’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 전범들이 20발이 넘는 미사일을 (아파트 등에) 발사,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평화롭게 잠든 민간인을 잔인하게 살해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학살, 중대한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상황” 등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우리나라와 교전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여러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포노마렌코 대사가 거듭 한국의 무기 지원 결정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우크라이나는 한국산 탄약과 미사일, 기갑 장비 등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는 이미 간접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군에 155㎜ 포탄 10만발을 수출했고, 수십만 발을 추가로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55㎜ 포탄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으로, 사실상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접 지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크라프’ 자주포와 T-72 전차를 지원하고, 그 공백을 한국산 K-9 자주포와 K-2 흑표 전차로 메우고 있다. 특히 폴란드산 크라프 자주포의 차체는 한국 방산업체인 한화테크윈이 제작했다. 일부 한국산 기갑 장비가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쓰이는 셈이다.
지난 28일 새벽(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20여 발이 넘는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공격이 쏟아졌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중부 드니프로, 크레멘추크, 폴타바, 남부 미콜라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국 주요 도시가 공격 대상이 됐고, 최소 22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 특히 우만시의 피해가 컸다. 9층짜리 아파트 건물에 미사일 2발이 직격, 건물 일부가 무너지고 화염에 휩싸였다. 우만시 당국은 “미사일의 폭발 충격과 화재, 건물 잔해 매몰 등으로 지금까지 20명이 사망했다”며 “이 중에는 열 살 어린이와 한 살짜리 유아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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