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소년에게 마약 공급하면 최고 사형 구형, 청소년 대책이 최우선이다
검찰이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자는 최고 사형까지 구형하겠다고 했다. 대검찰청이 30일 청소년에게 마약을 공급한 사범, 청소년을 마약 유통에 가담시킨 사범 등은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최고 사형·무기징역까지 구형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다. 청소년일지라도 마약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불법 유통할 경우 구속 수사하는 등 엄단하겠다고 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청소년 약물중독은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근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청소년 마약 사범이 2017년 119명에서 지난해 481명으로 4년 새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 사범이 3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그 10배나 증가한 것이다.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증가했다는 것만큼 국가의 마약 관리 시스템 전반이 무너졌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도 없다.
최근에는 서울에서 14세 여학생이 텔레그램으로 필로폰을 주문한 지 40분 만에 손에 넣어 동급생들과 투약할 정도였다. 1회 투약분이 용돈으로 살 수 있는 2만5000원에 불과했다.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에 좋다고 속여 학생들에게 필로폰 성분 음료를 마시게 한 일까지 발생했다.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결코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청소년 마약 문제의 빙산 일각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다크웹이나 텔레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검색 몇 번으로 마약을 거래할 수 있는 데다 필로폰 1회분 가격이 용돈 수준으로 낮아진 탓이다. 이 정도면 국가적 비상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약은 중독성이 높아 한 번 접하면 끊기 어렵다. 특히 청소년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덜 성장한 만큼 마약 투약으로 성인보다 최대 7배까지 뇌가 망가질 수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이 마약을 쉽게 접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 전 사회적으로 번져가는 마약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한 가운데,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자극에 약하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만큼은 마약이 미치지 못하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돼야 한다. 어릴 때부터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학교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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