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프롬프트창에 미래교육의 답이 있다
뭔가를 하기 전 챗GPT에게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챗GPT에게 AI가 미래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질문했다. 역시 정리는 잘한다. 맞춤형 학습으로 더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해지고, AI 관련 기술도 더 쉽게 배울 수 있으며, 평가가 자동화됨으로써 교사는 업무시간을 절약하고 개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인간중심교육도 가능해지니 교육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라는 것이 AI가 건네준 답이다. 이미 익숙한 답변들이며,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방향과도 일치한다. 아쉽다면, 답변에 창의성은 없어보인다는 점이랄까. 인간중심의 교육이 가능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성 AI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하던 일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이었다. 이제 검색창은 프롬프트창으로 대체되고 검색어가 아닌 질문을 입력한다. 질문을 하면 AI는 금세 답을 주지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답변의 질은 달라진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그래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지만 질문은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몫만은 아니다. 진정한 교육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의 정수는 정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것이라는 말은 누누이 해왔지만, 생성 AI로 인해 그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다. 생성 AI의 진화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고, 윤리적인 문제도 뒤따르지만, 교육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정답주의와 고별하는 교육에서의 특이점 순간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2023 MWC에서도 AI 교육과 관련된 토론의 장이 많이 열렸다. AI를 교육에 활용하여 어린 학생들에게 오픈 AI를 통해서 질문해보고, 또 질문의 방법을 달리하면서 나름대로 원하는 답을 찾는 사례가 있었다. 또 단순히 교수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을 끝내고 교사 스스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질문거리들을 찾는 사례들도 이목을 끌었다. 우리 학교 현장에서도 이미 그런 사례들을 찾아볼 수 있다. 생성 AI가 사고능력을 빼앗아가버릴까? 계산기의 등장은 우리의 계산능력을 빼앗아갔나? AI가 찾아주는 답에 오류가 있다거나 윤리적인 문제가 있을 때도 있지만, 그래서 질문의 묘미가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이 만들어낸 정답이라는 것도 늘 오류의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확증편향에 빠지기 쉬운 것이 인간 아닌가? 그래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것 아닌가? 디지털 리터러시는 오류와 편견이 없는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이지만, 그런 이 세상에 그런 정답만이 데이터로 쌓여 있는 것은 아니다. 옳은 정보를 찾아가는 능력은 달리 말하면 질문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AI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동기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하고 답을 얻는 편리한 과정의 반복적 경험을 통해서 동기를 갖게 하는 일도 AI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육적 가치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것이 AI가 말한 인간중심의 교육이 아닐까. AI가 좀 더 진화해서 제대로 학습한다면, AI가 미래교육에 미치는 영향 중의 하나는 질문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김현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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